힘들면 쉬었다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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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현실적인 전업투자자 이야기 - 전업에 대한 선입견과 환상

오클라호마호 2011. 6. 9. 21:50

출처 : 디씨 주갤
원문제목 : 전업에 대한 선입견과 환상 (원문보러가기)




세상 모든 일이 막연히 상상하는 것이랑 막상 하는 것과는 다르지. 전업도 마찬가지 아니겠어.

난 지인들에게 전업의 애로에 대해서 이야기해 본 적이 없어. 왜냐... 욕먹기 때문이지. 다들 부러워하거든.

그런데 마냥 부러워하는 것이 아니라 은근히 무시하는 경향이 있으면서도 부러워한다는 거지.

바라는 것도 많아... 소스나 대박내고 한턱 쏘는 것들...

여튼 이런 상황이라서 전업으로서의 푸념 같은 것은 마땅히 할 데가 없어. 원래 죽는 소리 하는 것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나는 완연한 노총각 소리 드는 나이야. 요즘 통념 기준으로도 말이지. 이 나이에 자산은 현재 오피스텔 전세금 포함 2억이 조금 넘어.

한때 많이 불었는데 집안에 기여한 바 조금 있고... 금융 위기 때 많이 손해봤지.

술 을 많이 마시긴 하지만 룸빵다닌다거나 따로 노름한다거나 하는 뻘짓은 안한다. 주식은 노름인데 왜 따로 노름을 해. 여자는 간간히 안마나 가는 거지. 딸방 한참 많이 댕겼다. 거기 애들이 아마 티가 나고 따로 만나기가 좋거든. 애들 때가 덜탔달까...

여 튼 전업은 힘들어. 우린 사회적 지위가 전혀 없거든. 이게 별거 아닌 것 같아도 굉장히 큰 거야. 뭐하냐 물으면 답할 게 없어. 난 자타가 공인하는 달변이야. 내 직업에 대해 야부리까면 무슨 워렌버핏 마냥 포장할 수도 있는데(일반한테는 먹히더라고) 그런데 현실이 그렇지 않잖아. 가면 쓰고 살 수는 없는거야. 그게 얼마나 피로한데...

7시에 인나서 다우현황 살피고 리포트 좀 보고... 개뿔....

알 람은 8시인데... 동시호가 직전에나 인나지. 물론 씻지도 않고 말이야. 이불도 안개고 컴퓨터 앞에 앉는거야. 아이튠스 켜고 HTS키고 아침을 맞는 거야. 밥을 안먹어. 간간히 컵라면이나 먹지. 시간이 없어서가 아니라 먹을 타이밍이랄까... 여튼 그런게 안생겨.

잘안되면 영화나 예능이나 쳐본다. 거래가 안되면 쉬워야돼. 난 스윙, 스캘핑 할 건 다 해봤는데... 요즘엔 중기 이상으로 보기 때문에 막상 할 게 없어. 그러고 보면 스윙할 때가 그리워. 그 땐 긴밀하게 연락하는 동료들도 많았는데 죽전사는 형님 하나 20억 만들어서 뜨고... 나머지는 다 깡통이야. 그 중 몇은 연락도 안되는데 자살한 거 같아.

여튼 딱 백수의 일과야. 무기력하지. 그래서 밥은 꼭 나가서 먹으려고 해. 안그러면 하루죙을 집에 있는 사태가 발생하니까. 씻지도 않고 말이야.

겜방에서 알바한 적 있어. 사장이 놀라더라. 나랑 동갑이더라고. 겜방 차릴 생각있다고 했지. 실재로도 조금 있고... 그래도 내가 인상이 더럽다거나 하진 않거든. 호남은 아니더라도 신뢰감은 주는 인상.
일 을 했고 하면서 주식 간간히 보는데... 그때 참 행복하더라. 일과가 있으니까. 그런데 좀 지나니 근로의욕이 도저히 안생겨. 시간당 4500원이 돈이야... 이런 생각 드는거. 어느 날은 하한가를 쳐맞아서 천넘게 날렸는데... 아 씨발 내가 여서 오천원벌이 하는 게 뭔 의미가 있나 싶어.

주식에 맛들리고 실질적으로 수익을 보면 이리 돼. 자본소득의 맛을 본 자는 근로소득은 인정할 수가 없거든.


요즘엔 친구들 애새끼 보면 부럽다 못해 자괴감이 든다. 사람 사는 게 별 거 없는데 말야. 니들은 환상에 젖어 있을 거야. 전업으로 자유 누릴 거 다 누리며... 수억 땡기면 인생 환상 그 자체일 거라고...

그런데 90% 이상 깡통나는 것이 현실이고 곧잘 하더라도... 나처럼 그냥 근근히 하는 거야. 대박은 거의 없어. 내가 니들 보다 전업은 100배는 더 많이 만나봤다. 전업 모임 나가면 늘 듣는 소리가 뭔지 알아?

생 각했던 것보다 젊고 멀쩡하다는 거야. 가서 보면 다 이상해... 이런 말 그렇지만 장애인분들도 많고... 정신이 온전치 못한 사람도 있고 전과자도 있어. 첨 본 자리에서 돈꿔달란 놈 있고 무슨 사업 같이 하자는 놈 있고... 사회의 찐따들은 다 모아놓은 것 같단 말여.

그래서 그런 데 안나간지도 한참 됐지. 공동으로 오피스텔 잡아서 출퇴근하는 새퀴들 있지. 무슨 간판까지 달고 말여. 이런 새퀴들도 병신이여. 말투가 무슨 보험쟁이 같아. 쉬운 말 어렵게 꼬고 지들이 뭐 있는 줄 알아. 그런데 주식은 경력이야. 내가 어려운 말 쓰기 시작하면 갸들 알아듣지도 못한다. 미친 넘들 내가 읽은 주식책이 200권이 넘는다 병신들아. 물론 아무 짝에 쓸모가 없어 문제지만... (제시리버모어 어느 투기꾼의 회상 요거는 인상깊었다)

니들이 믿기 어렵겠지만 나는 성공한 전업이야. 깡통 안차고 집에 돈도 보태고... 어쨌거나 월급쟁이 보다는 많이 벌었으니... 그런데 내 인생을 냉정하게 보면... 나이 쳐먹고 일용직하는 애들 보다 조금 나은 정도다. 친구들 보면 중소기업 댕기는 애들은 과장이던데... 갸들 인생이 객관적으로도 주관적으로도 단적으로도 종합적으로도 훨씬 나아.

90% 깡통이고 10% 안에 살아남아야 나처럼 되는기야. 그러니까 전업은 꿈도 꾸지 말어.






주식하는 사람들은 다들 주식하지 말라고 한다.
전업하는 사람들도 다들 전업하지 말라고 하고..
남들이 이 영화 재미없다고 보지말라고 해도 굳이 자기가 직접보고 난 후에 후회하는 것 처럼
남들이 다 겪은걸 똑같이 겪은 다음에야 후회하겠지..
뭐 우리 주변 대부분의 일들이 다 그런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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