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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로 떠나는 강원도 동해 여행 - 논골담길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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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로 떠나는 강원도 동해 여행 - 논골담길

오클라호마호 2015. 1. 15. 00:07

이유는 모르겠다. 갑자기 왜 기차가 타고 싶어졌는지

대학교 시절 기차타고 놀러가던 MT의 추억 때문이었을까..?


영화 '설국열차'에서 처럼 계속해서 달리기만 하는 그런 열차가 있었다면 난 아마도 그 열차티켓을 예매했을 것 같다. 그만큼 그냥 단순히 '기차'가 타고 싶었다. 창밖을 구경하면서 덜컬거리는 움직임을 느끼고 싶었다.

고민할 것 없이 강원도행 티켓을 알아봤다. 부산까지 가는 열차도 제법 긴 시간이겠지만 그래도 왠지 기차하면 아직까지는 강원도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10월 하순, 강원도로 가는 기차안에서 바라보게 될 단풍의 아름다움을 기대하면서 토, 일 1박2일 일정으로 기차표를 예매했다. 

청량리에서 동해까지의 기차

빨리갈 필요는 없다. 천천히 기차여행을 즐기고 싶었으니깐. 비둘기호와 통일호가 없어지고 이제는 제일 느린 열차가 된 무궁화호. 표값은 19,200원. 돌아오는 열차는 시간에 맞추다보니 특실로 예매하게 되었다. 무궁화호 특실은 22,100원. 특실이라고 해서 뭐 많이 특별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가격차이도 얼마 나지 않았나보다.




여행당일. 예매해둔 기차를 타기위해서 새벽같이 집을 나왔다. 




청량리역에 도착. 아직 가을이라고는 하지만 아침, 저녁으로는 제법 쌀쌀하다. 



열차에 타니 몸이 좀 따듯해지는 기분. 열차는 곧 출발했고 해가 떠오르기 시작한 서울의 모습이 보인다.




다리를 건너는 중. 아마도 운길산역을 지나면서 찍은 사진인가 보다. 




아침은 무궁화호 매점칸(?)에서 판매하는 호두과자와 커피로 대신했다. 예전과는 달리 카트끌고 다니면서 파는게 아니고 열차 중 한칸이 아예 따로 매점으로 꾸며져있어서 신기했다. 노래방기계도 있고 오락실 게임기도 있다. 사용하는 사람은 한 명도 못봤지만..

호두과자는 정말 맛 없었다. 내 입맛이 그렇게 까다로운 편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정말 별로였다. 앞으로 다신 먹을 일 없을 것 같다.




기차여행에 빠질 수 없는 삶은 계란.

예전에 한참 술을 마실 때는 카트에 끌고 다니면서 파는 소세지를 참 좋아했다. 후랑크소세지였나..? 아무튼 그거에다가 캔맥주 하나면 정말 좋았는데.. 지금은 술을 안마시니 삶은계란을 옥수수수염차랑 같이 먹는다. 

아무래도 맥주를 대체할 수는 없다. 웬만해서는 탄산도 잘 안마시는지라 이번에도 그냥 옥수수수염차를 샀는데 그냥 사이다를 살껄그랬다. 뭐 이미 늦은 후회.




여행가서도 볼려고 도서관에서 빌린책을 굳이 챙겨왔다. 기차를 타고 가는 중간에야 창밖의 경치를 구경하면 되겠지만, 혼자하는 여행에 중간에 버스를 기다린다거나 하는 일로 시간이 비게되면 별로 할일이 없는데 이럴 때 책 한권 있으면 참 좋다.

이제는 '약쟁이'라는 오명을 안고 살아가야 되는 랜스 암스트롱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많은것을 느끼고 생각하게 해준 책이다. 내가 처해있는 상황이 랜스 암스트롱과 좀 비슷하다고 느꼈었던 것 같다. 뭐 굳이 그런 아픔이 없는 사람이라도 한번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않을 것 같다. 자전거를 타지 않는 사람이라도 마찬가지고.. 일단 책 제목부터가 '이것은 자전거 이야기가 아닙니다'이지 않는가?




오랜만에 타는 무궁화호 열차. 매점칸이 따로 있다는것도 신기했는데 더 신기했던 것은 매점칸에 자전거 거치대가 따로 있다는 점이었다.

위 사진은 자전거 거치대의 사용방법. 




총 3대까지 거치할 수 있고, 접이식 자전거의 경우에는 따로 보관함이 있다. 사진에 검은색 여행용가방이 놓여진 곳이 원래는 접이식 자전거 보관함이다. 이렇게 시설이 잘 되어있는 줄 알았다면 자전거를 가지고 오는 것도 괜찮았을 것 같다.




창밖으로 보이는 산은 단풍이 아주 예쁘게 물들어있었다.




이런 풍경이 가는 내내 이어져서 지루한 줄 모르고 계속 동해까지 갔다.




달리면서 찍은 동영상




단풍이 참 이쁘다고 생각했던 기차역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우르르 내린다. 

'무슨역이길래 사람들이 이렇게 단체로 내리나?' 하고 둘러보니 '민둥산' 역이다. 




등산복 차림의 많은 사람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다. 

'그래.. 나도 사고나기 전에는 등산을 참 좋아했었는데..' 하면서 괜히 또 옛날생각을 하게된다. 




민둥산을 지나서도 단풍들은 계속이어진다.




다시 봐도 참 아름다운 풍경들이 계속해서 지나간다.










좌우를 계속 두리번거리면서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다.







그렇게 동해역에 도착했다. 새벽에 집을 나섰는데 점심때가 되어서야 도착했다. 동해역에 내리니 하늘에 구름이 많고 날이 좀 흐릿하다. 

식당을 예약해둔 것은 아니지만 맛집으로 검색해서 알아봐둔 식당이 있기 때문에 배고픈 것은 조금 참고 일단 그곳으로 간다.




자전거도로가 생각보다 잘 되어있어서 조금 놀랐다. 도로상태는 한눈에 봐도 별로였지만 그래도 인도와 차도로부터 완전히 분리된 자전거전용 도로가 있다는게 참 부러웠다. 

내가 사는 곳은 탄천이나 한강을 나가야 안심하고 타는데.. 그나마 그것도 날씨좋은 계절에 주말이면 사람이 많아서 제대로 타기도 힘들다. 자전거 전용도로를 벗어나면 택시, 버스, 배달오토바이들이랑 전쟁아닌 전쟁을 해야되고.. 




횡단보도도 자전거 횡단이 가능하도록 되어있다. 기차여행와서 무슨 자전거도로 상태 견학하러 온 것 같네..-_-;;




높은 건물이 없어서 그런건지 도시를 벗어나면 일단 하늘이 달라보이는 것 같다. 




그 와중에 자전거타는 사람들 발견. 짐이 없는걸로 보아 동네분들 같은데 괜히 부럽다. 이렇게 여유롭게 자전거 탈 수 있는 환경.




인도를 다 막아놔서 걸어갈 수가 없다. 차마 밟고 갈 수는 없어서 차도로 나와서 걸음. 그래 뭐 안전이 뭐가 중요하냐 내 곡식 말리는게 중요하지.. 휴..




효가사거리 도착. 지도보면서 점심먹을 식당을 찾아감.




저기 보이는 '동그라미 해물집'이 검색해서 찾은 맛집이다. '생선정식'이 맛있다고 해서 찾아간건데 메뉴판에 '2인분 이상'이라고 써있다. 

주로 혼자 여행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알게된건데 이런 경우에도 보통 '혼자와서 그러는데 1인분은 안되나요?' 하고 물어보면 어지간하면 다 주문받아준다. 지금까지 다 그랬었고 TV에 나왔던 유명 맛집들도 다 그랬었는데.. 

여긴 단호하게 1인분은 안된다고 한다. 좀 서운하긴 했지만 뭐 안판다는데 별수 있나.. 나와서 주변 식당을 찾았다.




동그라미 해물집 바로 근처에 있던 식당들.

생선구이 먹을 생각하면서 엄청 기대하고 왔는데 못먹게 되니깐 딱히 마음에 드는 메뉴가 눈에 안들어온다. 별로 먹고 싶은게 없어서 그냥 오늘 구경하기로 했던 '논골담길'이나 보러가자는 생각에 시내버스를 타러갔다.




시내버스 타러가던 와중에 발견한 식당. '흥부네 옛날왕갈비탕'
다른건 별로였는데 이상하게 갈비탕은 또 땡기네..-_-;;




식당에 들어가니 군인 세 명과 그 중 한 명의 아버지로 보이는 분, 그렇게 넷 만 식사를 하고 계셨다. 

'점심시간에 손님이 딱 한 테이블이라니..'

맛 없는 집에 잘못온건가하고 잠깐 생각했었지만 들어왔다가 그냥 나가는것도 눈치보여서 메뉴를 주문했다.




전복갈비탕 13,000원

갈비탕에 전복이랑 홍합이 들어있는 그런 조금은 특이한 갈비탕이다. 바닷가 근처라서 이런 메뉴가 있는건가? 싶기도 했다. 

13,000원이라는 가격이 조금 부담스럽기도 했는데 맛을 보니 우와-

싱겁게 먹는 사람들은 간이 조금 짜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내 입맛에는 정말 좋았다. 뭐 내가 대단한 미식가가 아니라서 잘은 표현하지 못하겠지만 지금까지 먹었던 보통 갈비탕과는 달리 뭔가 좀 진한맛이 있다고 해야되나..? 뭐 그런 맛이다. 여행 갔다온지는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요즘같이 쌀쌀할 때 아직도 가끔씩 생각이 난다.



밥을 먹고 논골담길 까지는 시내버스를 이용했다. 예전같으면 시내버스를 이용한 관광이 쉽지 않았겠지만 요즘은 스마스폰의 길찾기 어플을 이용하면 전혀 어려움이 없다. 정류장의 위치, 타야하는 버스의 노선, 배차시간 이런 모든것들을 바로 확인 할 수 있다. 


그렇게 도착한 논골담길. 버스정류장에서 내린 뒤 조금 걸어가면 바로 나온다. 건어물을 파는 많은 가게들을 지나면 저렇게 '논골길' 이라는 안내 표지판이 보인다.




안내를 따라 들어가면 논골담길이 시작되는 입구를 만날 수 있다. 처음에는 논골담길이라는게 하나만 있는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1번길 부터 3번길까지 그렇게 세 개나 있다. 처음부터 3개의 길로 만들어진 것인지.. 아니면 찾아오는 관광객이 많아지면서 3번길까지 만들어진 것인지는 모르겠다. 

사진 오른쪽 아래 보면 흡사 탁구공처럼 생긴 뭔가 신기한 열매가 보인다. 




바로 이 열매. 열매라는 표현이 맞는건지 모르겠네. 

이 곳에 오기 얼마전 '나스 안달루시아의 여름' 이라는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를 본 적이 있다. 


'나스' 란 일본어로 '가지'를 말하는데 아래 이미지가 영화에 나오는 가지의 모습이다.

'일본의 가지는 저렇게 생긴건가?' 하고 의아해 했었는데 뭔가 궁금증이 풀린 기분이다.

사진에 저 열매는 '화초가지라고하는 식물이다. 생긴게 흡사 계란이나 탁구공처럼 생겼다. 




화초가지를 신기한 듯 한참 바라보다가 논골담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드디어 벽화들이 시작된다. 




길은 그리 평탄하지만은 않다. 혹시 이곳을 둘러 볼 계획이라면 구두보다는 좀 편한 신발이 좋을 것 같다.




날씨가 좀 흐렸는데 구름사이로 햇살이 드러난다. 여행은 날씨가 중요하다. 날씨가 좋으면 동네 뒷산만 올라도 기분이 좋아지니깐. 햇빛이 나고 오르막길을 오르다보니 슬슬 몸이 더워지기 시작해서 외투를 벗는다.




돌틈에서 피어난 꽃. 민들레를 닮았는데 잎의 생김새를 보니 민들레는 아닌 것 같다.




물고기들이 향하는 방향으로 나도 올라간다.




가다가 만난 개.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오는 곳이라서 그런가 낯선사람을 보고도 짖지 않는다. 하긴 하루에도 수십 수백명이 찾아올텐데 볼 때마다 짖어대면 목이 남아나지 않겠지. 그래도 아예 신경을 끄는 건 아니고 유심히 주시하기는 한다.




점점 오를 수록 동네 전경이 보이기 시작한다. 




뭔가 이 그림의 설명이 궁금하다. 왜 등대앞의 아이의 피부는 검은색일까? 손을 들고있는 두 아이는 왜 손을 들고 있는 것일까? 아직까지 풀리지 않는 궁금증이다.




재미있는 표정을 그려넣은 돌에는 사람들의 낙서가 가득하다. 그래.. 뭐 낙서가 빠질수가 없지..




벽면을 우편엽서 모양으로 그려놓았다. 바닷가 풍경이 실사처럼 느껴진다.




계속해서 오르막길을 오른다. 겨울이 되면 구경하는것도 쉽지 않을 것 같다.




일반모드로 촬영한 사진 두장을 프로그램으로 합쳤더니 두 사진의 밝기가 너무 다르게 맞춰졌다. 아쉽지만 그래도 동네 전경이 잘 보이는 사진인지라 올려본다. 




길다가 발견한 꽃. 나이를 먹어서 그런건지 이제는 꽃이 이쁘게 느껴진다.

뭐 그렇다고 하드라.. 나이가 들수록 꽃을 좋아하고, 원색을 좋아하게 된다고. 딱 그런것 같다.




등대가 그려져있고 밑에는 '등개가는길' 이라는 팻말이 있다.




미로게임이 벽화로 그려져있다. 조금해보다가 그냥 다시 올라갔다.




그 와중에 발견한 녹슬어있는 자전거. 우리도 일본처럼 자전거등록제를 시행했으면 좋겠다. 그럼 분실, 방치, 도난 이런거는 좀 줄어들지 않을까? 바닥까지 녹물이 들어있는걸 보면 아주 오랫동안 방치된 자전거인 것 같다. 누가 버리고 간건지 아님 도난당한건지..




한 할머니께서 오징어를 말리고 계신다.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는 관광지지만 실제로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이다. 이런곳에 오게되면 생각나는 일화가있다.


예전에 '봄날은 간다'라는 영화에 나왔던 삼척의 대나무 숲을 찾아간적이 있다. 영화에서 보면 대나무 숲에서 녹음을 마친 두 주인공이 어느 할머니의 집에서 밥먹는 씬이 있었는데 거기 등장하는 할머니는 전문배우가 아닌 실제 그 집에 사시는 분이었다. 영화가 흥행하면서 그곳을 찾는 관광객들도 많아졌나보다. 


바로 이장면..

그 곳은 분명 할머니가 생활하시는 공간이었지만 수많은 관광객들이 구경한다면서 함부로 출입을하고 심지어는 밥을 차려달라는 사람들까지 있었다고 한다. 그렇게 시달리던 할머니는 결국에는 집을 비우고 자식의 집으로 가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고 한다. 

얼마나 큰 스트레스였을지 겪어보지 않아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이 곳 역시 그럴까봐 좀 걱정스러웠는데 얼마전 이 곳과 비슷한 통영의 '동피랑 벽화마을'을 소재로한 다큐멘터리를 보니깐 현지주민들도 반기는 것 같다. 일단 집 값이 오르니깐.. 

뭐 어찌됐든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관광객도 좋고 현지주민들도 좋고.




논골마을을 소재로 그려놓은 벽화. 밤에 보는 논골마을은 또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다.




묵호등대에 도착. 




묵호등대에는 일반일들도 오를 수 있는 전망대가 마련되어있는데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경치가 제법 좋다.




한참동안을 그곳에서 눈앞에 시원하게 펼쳐진 동해바다의 풍경을 감상했다.













동영상으로도 담아봤다.




이제는 다시 내려가는 길. 잘 보면 QR코드가 있다. 거의 모든 벽화에 저 QR코드가 있는데 스캔해보지는 않아서 뭔지는 잘 모르겠다. 




아이스크림을 보니깐 괜히 아이스크림이 먹고싶어진다. 




무슨 고기인지는 모르겠지만 고기 말리고 있는 중. 자세히보면 파리가 붙어있다. 




작은 텃밭이 이쁘게 가꾸어져있다.




햇빛이 잘 드는 위치에 놓여진 쇼파. 아마도 저기 앉아서 햇빛을 쬐고 그러면서 쉬시겠지. 우리 할머니가 그러시던 모습이 문든 떠오른다.




계속해서 내려간다. 올라올 때는 1번길로 올라왔고 내려갈 때는 아마 3번길로 내려왔던 것 같다. 마음같아서는 1, 2, 3번길 전부 다 가보고 싶었지만 오늘 너무 많이 걸었는지 다리에 통증이 오기시작해서 그냥 여기까지만 구경하기로 했다. 




못생긴 얼굴대신 그림자로 인증샷.




귀여운 강아지 벽화.




논골담길을 내려와서 바닷가를 구경한다. 파도소리가 좋아서 한참을 그냥 멍하니 서서 파도치는 방파제를 구경했다. 동영상으로도 찍어놨는데 뭔가 셋팅이 잘못된건지.. 안타깝게도 소리가 하나도 녹음되지 않았다. 




인공구조물인 줄 알았던 바위. 안내가 있었는데 사진으로 찍어두질 않아서 모르겠네..-_-;;




밤이 되니깐 식당들이 화려하게 불을 밝힌다. 저녁도 이미 맛집을 검색해서 정해뒀기 때문에 호객행위를 뒤로하고 저녁을 먹을 식당으로 향했다. 




'칠형제 곰치국'

어딜가나 곰치국파는 식당이 많이 있는걸보니 동해지역의 토속음식인가보다. 신기한건 가격이 어딜가나 똑같이 12,000원으로 다 통일되어있다. 




처음먹어 보는 음식이었는데 내 입맛에는 잘 맛지 않았다. 맛을 어떻게 좀 표현하고 싶은데 비슷한 음식이 전혀 떠오르지가 않네.. 그냥 보통의 생선과는 다르게 살이 굉장히 무르다. 부위별로 그래도 좀 단단한 부위가 있고 진짜 젤리같은 부위도 있고 그랬는데 그냥 단단한 부위만 먹었다. 젤리같은 부위는.. 못먹겠더라.

국물은 시원해서 소주라도 한잔 곁들인다면 술안주 삼아서 먹기에는 괜찮을 것 같긴하다.




밥을 다 먹고 다시 시내버스 타러 가는 길에 수족관에있던 곰치를 볼 수 있었다. 흐물흐물한 생선살을 보고 좀 이상하게 생겼을 것 같다고 생각은 했었는데 역시나 별로 호감가는 외모는 아니었다. 


잠은 그냥 시내에있는 여관에서 잤다. 가격은 삼만원 부르던거 깎아서 25,000원. 관광지에서 조금 떨어진 시내라서 그런지 별 의심없이 방을 줬다. 

가끔 이런 숙박업소에 혼자와서 자살하는 사람들이 있나보다. 변산반도 갔을 때 그런일을 겪었었다.

'방 있어요?'
'몇 명이에요?'
'혼자요.'
'방 없어요.'

왜 몇 명인지 물어보고 방이 있고 없고를 대답해 주는건지 모르겠다. 결국 그날 잠은 관광지에서 한참 떨어진 시내에있는 찜질방에서 해결했다. 요즘에는 게스트하우스가 많던데 다음에는 그런걸 한번 이용해 봐야겠다. 



다음날 아침 역시 미리 정해둔 맛집에서 먹기로 했다. 숙소랑은 멀지 않은 곳이라서 걸어갔다.


'묵호물회'
물회는 오이가 들었을 것 같아서 안시키고 그냥 회덮밥을 주문했다.




회덮밥 6,000원.
동해에 와서 먹은 음식들 중에서 제일 저렴했다. 맛은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냥저냥 보통이었던 것 같다. 회덮밥은 모르겠고 같이 주문했던 녹두빈대떡은 참 맛있게먹었다.

세 장에 만원인데 한 장은 밥 먹으면서 같이 먹고 나머지 두 장은 포장했다가 서울 돌아오는 길에 옆자리에 앉았던 일본인과 같이 나눠먹었다. 일본사람 입맛에도 잘 맞았나보다. 맛있다면서 남기지 않고 다 먹었다.

아쉽게도 빈대떡 사진은 찍어두질 않았다. 아마도 먹는데 정신이 팔렸었나보다.



밥을 다 먹고 다시 기차역으로 향했다. 애초에 목적이 기차타는 것이었기 때문에 굳이 다른 곳 둘러보는 일정을 넣지 않았다. 또 다음날 출근도 해야하니 일찍가서 쉬고싶기도 하고. 


동해 기차역 안에는 이런 시들이 전시되어있었다.

그 중 가장 마음에 들던 '항아리' 라는 시. 그냥 당시에 내 마음이 마치 그랬었나 보다. 




다시 서울로 가는 기차가 도착했다.




돌아가는 날은 날씨가 더 좋아서 그런지 단풍이 더 아름다워 보인다.




비록 차창 안에서지만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정말 단풍이 참 이쁠 때 타이밍 잘 맞춰서 여행 갔왔다는 생각이 든다.




동영상으로도 남겨본다.



아까 위에서 잠깐 언급했던 일본인은 한국에 있는 친구를 만나기 위해 왔다고 한다. 특이하게도 배를 타고 동해에 도착해서 기차로 서울로 간다. 잠깐 어설픈 영어로 대화를 해보니 철도관련된 일을 하고 있어서 유난히 기차에 관심이 많은 듯 했다.

'스위치백'에 대해서 물어보는데 다행히도 알고있었던 내용이라서 지금은 없어졌다고 설명해줬다.


나도 갓 스무살 대학생 때 한번 경험해본 기억이있다. 뭔가 좀 신기했던 기분. 지금은 사라진걸 그래도 한번은 경험해봤다고 하니깐 조금 더 특별한 기억이 된 듯 하다.



기차가 청량리에 도착하고 아주 짧았던 1박2일의 여행은 그렇게 끝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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