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면 쉬었다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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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제주도생활

[제주도생활]배타고 제주도 입도하던 날

오클라호마호 2015. 1. 27. 17:08

'왜 하필 추운겨울에 가느냐?' 라는 질문을 참 많이 받았던 것 같다. 차라리 갈꺼면 따듯한 봄에 가든가 하라고..

나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겨울을 따듯한 곳에서 보내야 하는 이유가.


3개월이면 됐다. 그 때면 위쪽 지방에도 눈이 안오겠지.. 눈이 와도 바닥에 쌓여서 얼지만 안으면 된다. 넘어지지만 않으면 추운건 크게 상관없으니깐.

숙소는 3개월 단기로 머물 오피스텔로 구했다. 관리비 때문에 오피스텔은 피하고 싶었는데 원룸 월세를 3개월 단기로 구하기는 쉽지가 않았다. 몇 군데 전화를 했다가 결국 포기하고 인터넷에서 제일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메르헨하우스'로 들어가게 됐다. 도심에 있기도 싫었고 비싼 관리비, 층간소음 이런거 다 싫었지만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딸린 가족이라도 있다면 조금 비싸도 펜션독채를 빌렸겠지만 혼자 살면서 70, 80 이나 되는 월세를 내고 싶지는 않았다.

배편도 진작에 구해놨다. 예매한 배가 점검에 들어가면서 일정이 살짝 틀어지기는 했지만 뭐 며칠 뒤로 늦쳐줬다고 해서 큰 문제는 없다.


출발 당일. 배는 4시에 출항하지만 집에서 배가 출항하는 완도까지 가는데만 4시간은 잡아야된다. 차량을 선적하게 되면 1시간 30분 전에는 와야된다고 해서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완도항까지 남은 거리 349km. 아무래도 다리 때문에 휴게소에 자주 들려야 될 것 같아서 여유있게 출발했다. 서둘러서 나쁠 건 없지.



날씨가 잔뜩흐리다. 진눈깨비도 내리고.. 



중간중간 휴게소를 자주 들린다. 사실 이미 정해진 일정이 없었다고 한다면 아마 제주도 내려가는 일정을 뒤로 미뤘을거다. 그만큼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며칠전 누나네 집에 간다고 장거리 운전을 했던게 화근이었던 것 같다. 그 뒤로 계속 다리가 안좋다. 

몸이 이런데 다시 또 장거리 운전을 한다는게 큰 부담이었다. 그나마 자주 휴게소에서 쉬면서 내려가서 그런지 다행히도 더 심해지지는 않았다.



궂은 날씨에 배가 결항되면 어쩌나 걱정이 많았는데 다행히 남부지방으로 내려갈수록 점점 날씨가 좋아진다. 



구름사이로 간간히 햇빛도 나오기 시작함.



달리다가 어느순간 보니 바깥 온도가 영상 7도다. 작은 땅덩이지만 그래도 쪼금 내려왔다고 위쪽이랑은 온도가 다르다. 



이제 파란 하늘도 보인다. 오늘 제주도 가는 배는 무사히 뜰 수 있겠구나 싶어서 안심.



드디어 표지판에 '완도'라는 글자가 나오기 시작한다. 



출항시간 2시간 전에 완도여객선터미널에 도착.



오늘 내가 타고 갈 배다. 한일카훼리1호. 한참 화물차들이 선적 중이다.



사진이라서 크기가 제대로 느껴지지 않는데 실제로 보면 정말 크다.



여기가 배 내부. 1층에는 화물차들이 선적되고 승용차들을 2층으로 올라가는 것 같다. 내 차도 2층에 선적하고 여객터미널에서 기다리기로 함. 




여객터미널 내부. 별거 없었다. 출항시간이 많이 남아있어서 사람들이 별로 없다. 



여객터미널 밖으로 나오니 바로 앞에 저런게 보인다. 전망대 같은데 저기에 올라서 내려보는 경치가 매우 좋을 것 같아서 한번 가보기로 했다. 어차피 출항시간까지는 아직 여유가 있으니깐.



여객터미널에서 길을 건너면 바로 '완도 다도해 일출공원'이다. 아까 보이던 타워는 공원안에 있는 '완도타워'.


※ 관련글보기 ☞ 완도 - 다도해 일출공원



공원에 올라가면 완도항이 내려다 보인다.



오늘 타고 갈 배도 보이고.



저기 보이는 작은 섬은 '주도'.



오르막에 계단까지 많아서 완도타워까지 가는건 다음으로 미루기로 했다. 역시나 아직은 몸 상태가 좋지않네..



이번에 제주도 오게 되면서 구입한 셀카봉으로 셀카도 찍어봄. 역시나 손으로 잡고 찍는거랑은 다르다. 배경을 더 많이 담을 수 있어서 매우 좋다. 약간 귀찮은것만 빼고는..



공원 벤치에 앉아서 점심으로 싸온 도시락을 먹는다. 공원이라고는 하는데 우중충한 날씨 때문인지 사람들이 없어서 밥 먹기는 좋았다.



다시 내려와서 배를 타기위한 수속(?) 중. 뭐 별건 없고 그냥 티켓이랑 신분증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배 안에는 오락실까지 마련되어있다. 사진에는 없지만 매점이랑 안마의자, 심지어 에스컬레이터도 있다. 안마의자는 물론 유료.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구경 중. 근데 사실 돌아다닐 수 있는 곳은 객실층의 양 옆이랑 뒤편 정도로 매우 제한적이다.



드디어 출항.



부두에서 점점 멀어지기 시작.






제주도로 향하는 중.



호기심에 스마트폰으로 네비어플을 켜보니 바다 한가운데에 있음. 뭐 당연한거지..-_-;

속도는 시속 30km/h.



배 안 로비에 있는 대형 모니터를 통해서 운항정보가 실시간으로 디스플레이 된다. 경로가 어떻게 되고, 위치는 어디고 속도는 얼마인지 확인이 가능 함.



객실에 누워서 스마트폰 조금 가지고 놀다가 나와보니 바다에 낚시하는 배들이 집어등을 밝히고 있다. 저 밤바다를 보는 순간 예전 대학생 때 제주도로 졸업여행 왔던게 떠올라서 잠시 추억에 빠져보았다. 



그렇게 제주항에 도착. 



완도에서도 기온이 참 따듯하다고 느꼈었는데 제주도는 완도보다 훨씬 더 따듯하다. 밤에 비까지 오는데도 영상 10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주간날씨 예보에 하루 빼고 비 또는 눈인건 함정..

사실 도착한 첫 날을 제외하고는 한동안 정말 추운 날씨가 계속됐다. 뽁뽁이까지 주문할정도로..-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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