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면 쉬었다 가자.

2014.10.28 민둥산 산행 본문

여행

2014.10.28 민둥산 산행

오클라호마호 2015. 3. 11. 21:11

작년 기차타고 단풍구경을 하면서 다리가 나으면 꼭 한번 가보기로 마음먹었던 '민둥산

드디어 갔다왔다. 사실 '정상까지 갈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오르면서도 계속있었는데 다행이 정상까지 무사히 갔다왔다.

뭐 물론 다녀와서 며칠동안 고생했지만.. 

ㅋㅋ






강원도 가는 기차를 타기 위해서 해가 뜨기도 전에 집을 나왔다.

올빼미족이라서 이럴 때 조금 힘들다. 잠을 충분히 못자니..



청량리역에 도착.

이른 새벽인데도 사람들이 많이있다. 단체로 여행가시는 아주머니들도 계시고..



밖은 어느덧 환해졌음.



기차에 타고 조금지나니깐 해가 보임.

작년에 기차타고 여행갔을 때도 딱 이맘때 이 시간대 기차였던 것 같은데.. 그래서 그런지 작년 생각이 계속해서 난다.



차장밖으로 보이는 단풍이 예쁘긴했는데 뭔가 작년에 보았던 단풍보다는 덜 이쁜듯했다.

괜히 아쉬움....



그렇게 민둥산역에 도착. 

억새꽃축제도 끝났고 평일이라서 그런지 다행히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다. 민둥산역에서 내린 사람들은 대략 20명 내외?

아직 다리가 어떨지 모르는 상태에서 등산객들에 떠밀려서 올라가게 되면 어쩌나 걱정을 많이했는데 

다행히 조용한 산행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민둥산역 안에는 등산로가 나와있는 민둥산모형이 있다. 

코스별 버튼을 누르면 저런식으로 불이들어와서 등산로를 알려준다. 



민둥산에 처음 온 것이지만 저 산을 보자마자 '아 저게 민둥산이구나' 싶은 느낌이 들었다.

정상부근에 나무가 없어서 그런지 보통 산들과는 약간 다른 느낌이다.



기차역에서 등산로 초입까지는 조금 걸어가야 하는데 길을 모르더라도 역에서 내린 사람들을 잘 따라가면 등산로로 갈 수 있다.

역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편의점이 있으니 보급품이 필요하면 그곳에서 구입하면 된다. 

따듯한 가을 햇살과 샛노란 단풍잎이 오랜만에 하는 등산으로 설레는 마음을 더 설레게 한다.



저 굴다리 지나면 바로 등산로 초입이 나온다. 



바로 여기. 

맞은편에는 주차장이 마련되어있다.



등산로.

민둥산 정상으로 가는 길은 급경사코스와 완경사코스가 있다. 

당연한 얘기지만 급경사쪽은 시간이 완경사코스에 비해서 적게 걸린다. 



등산로 봤을 때는 초입부터 바로 갈림길이 나오는 줄 알았는데 어느정도 걸어가야 갈림길이 나온다.

갈림길이 나오기 전까지는 경사가 제법되는 길을 올라야 된다. 그래서 속으로 '내가 급경사쪽으로 길을 잘못 들은건가?' 하는 생각을했다..



등산로 초입에서 400m 밖에 안됐는데 이상하게 오래걸린 것 같은 기분..

완경사 갈림길을 알리는 현수막이 크게 걸려있어서 그냥 지나칠일은 없을 것 같다.



조금만 올랐는데도 민둥산역 앞 동네전경이 들어온다.



그래.. 이런 등산로 참 오랜만이다. 

사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등산했던건 2009년도 한라산이 마지막이었다. 5년만에 하는 등산. 

사실 다시 이렇게 산에 오르지 못할수도 있다고 생각한적도 있었다. 

아무리 긍적적인 사람이라도 병원생활을 몇 년동안 하다보면 몸과 마음이 다 지치게 된다. 

그래서인지 다시 이렇게 산을 오르고 있다는 사실에 너무 감사하고 감격스럽고.. 뭔가 참 복잡한 감정이었다. 

그냥 지금 이 순간이 너무 기분이 좋고 감사하고.. 

미친놈처럼 등산하다가 그것도 시작한지 30분도 안되서 눈물을 짜면서 올라갔다..

그나마 사람이 없는게 참 다행이었다.

이 와중에 또 정상에 올랐을 때도 이러면 어쩌지..? 하고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그런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잘 찾아보면 다람쥐있음.



잠깐 쉬었다가 감. 

등산 맨날 다니는 사람들은 '민둥산은 산도 아니다..' 라고 하던데

난 아직 다리가 완전히 정상이 아닌지라.. 이 낮은 산도 쉽지가 않다.

구입한지 얼마 안되어서 길이 들지않은 트레킹화도 한 몫 하는 듯..



힘은 들지만 그래도 산에 있다는 것 자체가 좋다. 



이제 슬슬 정상이 보이려고 한다.

며칠전부터 일기예보를 예의주시하면서 '맑음'인 날을 일부러 골라서 왔는데..

저 파아란 하늘을 보니 맑은 날을 일부러 고르고 골라서 온 보람이 느껴진다.



시야는 조금 뿌옇긴 했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준수한편이지.. 라며 위로한다.



요즘 스마트폰의 파노라마 촬영기능은 정말 편리하다. 

예전에 쓰던 똑딱이 디카는 사람이 수동으로 경계부분 맞춰서 셔터 눌러줘야 했는데 이건 그냥 한번 쓱- 하고 훑듯이 지나가면 끝이다.

나중에 집에와서 PC에 연결하고 전용소프트웨어로 합성하고 하는 불편함도 없다. 

다만 일반 촬영에 비해서 화질은 많이 떨어진다. 

친구가 쓰던 아이폰6는 파노라마모드로 찍어도 화질저하가 없던데.. G2는 이게 조금 아쉽네. 

저장메모리를 아껴주려는 배려인건가..??



이제 억새풀이 나오기 시작한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정상의 기운에 입가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다시 떠올려봐도 정말 기분이 좋았던 순간이었다.



쪼금 오르다가 뒤돌아서 사진찍고.. 이걸 계속 반복하면서 올라간다.

그냥 정상을 앞에두고 느껴지는 기쁨은 조금 더 천천히 만끽하고 싶었던 것 같다.

경치가 너무 아름답기도 했고..



나무가 빽빽한 산

돌로 된 산

이런 산들만 가봤었는데 민둥산은 전혀 다른 느낌의 산이었다. 

억새풀 때문인지 아니면 따듯한 가을날씨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참 포근하다는 느낌이 드는 그런 산이었다.



쪼금 오르고 사진찍고를 다시 반복..



아까 말했지만 난 이런산이 처음이라서 그냥 마냥 좋고 아름답고 그랬는데

정상에서 다른 등산객이 하는 얘기를 들어보니 대략 보름전쯤이 억새꽃이 절정이었다고 한다. 

아무래도 축제기간이 지난 지금은 그 때만 못 할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막상 그 얘기를 듣고나니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역시나 강원도라 그런지 주변이 다 산이다. 

단풍이 울긋불긋 이쁘게 들었으면 좀 더 좋았을텐데.. 

조금 아쉬웠다.

내가 조금 늦게 온건가..??



정상 거의 다 와감.



남은 길을 아껴가면서 서서히 오른다.



여기저기 계속 주변 둘러보고 사진찍으면서



천천히 계단을 오른다.



절정을 지나긴 했지만 그래도 아직 억새꽃이 많이 남아있다.



정상에 도착. 

사진 찍은 정상석말고 더 큰 오리지날(?) 정상석이 있었는데 사진찍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그냥 옆에 있는 작은 정상석에서 찍었다.

이것도 한참 기다리다가 찍은 사진.


오랜만에 등산하면서 느낀건데 예전이랑은 뭐랄까.. 등산문화(?)가 많이 달리진 것 같다.

그 때도 스틱 쓰는 사람들이 있긴 했지만 요즘은 정말 많은 사람들이 스틱을 쓴다. 

그리고 사진.. 예전에는 사진촬영 부탁하는 사람들도 많아서 사진 찍어드리고 나도 한장 부탁해서 찍고 그랬는데

요즘은 셀카봉의 영향 때문인지 여럿이 온 사람들은 몰론이고 혼자 온 사람들도 다 셀카봉으로 사진을 찍는다..

그냥.. '나도 얼른 셀카봉을 장만해야 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상에 왔으니 여기저기 구경을 한다.

저 쪽으로도 등산로가 이어져 있지만 난 다시 민둥산역으로 가야되니 올라왔던 길로 다시 내려가야 한다.

사실 그렇게 긴 시간동안 등산할 수 있는 다리도 아니고



경치좋은 데크에 걸터앉아 편의점에서 사온 삼각김밥으로 점심을 해결한다. 

후식으로 귤도 까먹고, 음악도 듣고, 햇빛도 쐬면서 정상에 오른 즐거움을 만끽.



파노라마 모드로 찍은 사진인데.. 화질이 영 별로다..

한참 그렇게 정상에서 구경을 하다가 기차시간에 늦지 않게 일찌감치 내려간다.



내려가는 길에 아쉬워서 다시 또 한장.



다 내려옴.

사실 내려오는 길은 조금 힘들었다.

아무래도 수술 후 무릎 관절이 예전같지 않다보니 힘이 많이 들었다. 통증도 좀 느껴지고..

그래도 별 탈 없이 내려와서 다행이다. 정상도 갔다오고..



점심을 삼각김밥으로 때웠더니 내려와서 금방 또 배가고파져서 역 근처 식당에서 이른 저녁을 먹었다.

산에 왔으니깐 산채비빔밥을 먹어야지 하고 먹었는데.. 

맛이 별로였다. 배 고픈 상태에서 먹었는데 그정도면.. 쩝..

맛있었으면 소개를 할텐데 별로라서 그냥 패스한다.



그렇게 다시 기차를 타고 집으로 왔다.

저녁 시간에 타는 기차는 뭔가 좀 냄새가 나서.. 그게 조금 별로다.


다음번에는 억새꽃이 절정일 때, 그 때 한번 가봐야겠다.

아님 겨울에 눈 왔을 때 가봐도 정말 장관일 것 같고..

하긴 뭐 언제간들 안 좋겠냐.. 비 올 때만 아니면 

ㅋㅋ


이상 민둥산 산행 후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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