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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 동해안 자전거길 여행 5일차 (동해시 ~ 삼척, 복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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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 동해안 자전거길 여행 5일차 (동해시 ~ 삼척, 복귀)

오클라호마호 2016. 4. 18. 08:44

여행의 마지막 날인 5일차 주행코스 : 동해시 - 추암촛대바위 - 삼척버스터미널, 복귀

당초 계획보다는 조금 일찍 마무리하게 된 여행의 마지막날 코스다. 전날 멘탈이 털린것도 있고, 새롭게 일을 하기로 한 곳에서 계속 이것저것 서류들을 요구하는데 그것도 계속 신경이 쓰였다. 


대략 25km정도 되는 아주 짧은 코스다. 사실상 숙소에서 버스터미널까지 가는 길이라해도 무방할 것 같다. 경로상에 인증센터는 딱 한 군데, '추암 촛대바위 인증센터'다. 삼척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집으로 복귀했는데, 그냥 동해버스터미널을 이용하는걸 추천한다. 삼척에서 버스타도 어차피 동해에 들렸다간다.



방을 혼자 썼기 때문에 잠은 아주 편안하게 잤다. 제법 큰 게스트하우스였는데 전날 손님이 나 한명이었던 것 같다. 머무르는 동안에 다른 사람을 한 명도 못 봤다. 

아침은 토스트를 먹으려고 했는데 토스터기가 어디있는지 못 찾겠더라. 이른 시간이라서 그런지 사장님도 안보이고해서 그냥 시리얼로 때웠다. 



아침을 먹고 밖에나와보니 날씨가 심상치 않다. 그동안은 계속 날씨가 좋았었는데 복귀날 되니깐 또 날씨가 이렇게 안좋아진다. 이상하게 여행의 마지막날은 꼭 이러는 것 같다. 예전에 바이크 탈 때도 투어의 마지막은 늘 우중라이딩이었는데... 벌써부터 슬픈 예감이 들려고 한다.



걱정했던 타이어 상태는 그래도 큰 변동은 없는 것 같다. 사실 이런 경우가 처음이라서 지금 상태가 어떤건지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없었다. 그냥 집에 도착할 때 까지만 버텨주기를 바라면서 탔다.



자전거 상태를 살피던 와중에 비가 한 두 방울씩 내리기 시작한다. 아예 시원하게 내리면 포기하고 바로 집으로 갈텐데 참 애매하게 내린다. 아주 젖을 정도는 아닌데 그냥 무시하고 타기에는 조금 찝찝한 그런 정도의 비였다.

사실 지나고나서야 하는 말이지만 그냥 이 때 바로 버스터미널로 달려갔어야했다. 그러면 그나마 여행의 마무리가 깔끔했을텐데......



추암 가는길에 논골담길을 지난다. 몇 년 전에 기차타고 놀러왔던 곳인데 이렇게 자전거를 타고와서 보니깐 감회가 새롭다. 반갑기는 한데 비 때문에 별로 둘러보고 싶은 마음이 안든다. 사실 자전거 때문에 제대로 구경할 수도 없다. 



아쉬운 마음에 그 때 찍은 사진 한장 올려본다. 

논골담길 여행기가 궁금하면 여기를 클릭.



지도를 찾아보니 '전천'이라고 나온다. 동해시를 흐르는 하천인데 바로 옆에 큰 공장이 있는 모습이 뭔가 낯설어서 찍어봤다. 하천 바로옆의 큰 공장과 공장을 마주하고 있는 벤치의 모습이 뭔가... 저기에 앉아서 공장을 구경하라는건가..??



추암 해수욕장에 도착. 이미 바닥이 많이 젖어있다. 그 말은 비가 계속해서 내리고 있다는 말.



추암 해수욕장은 공사가 한참 진행중이다. 내가 이 지역 사람이 아니라서 잘은 모르겠지만 여행하면서 보니깐 여름 휴가철을 앞둔 이 시기(내가 여행한 때는 6월 초)가 대대적인 정비 시즌인 것 같다. 크고 작은 공사가 여기저기서 많이 진행중이다. 이 시기에 종주를 계획하고 있다면 참고하자.



공사로 인해서 정상적인 길로는 지날수가 없어서 우회해야만 했다. 비가와서 자전거가 젖어있는데 모래사장을 지나니깐 신발도 그렇고 자전거가 엉망이 되었다. 



추암 해수욕장. 처음 왔을 때가 2001년이었는데 그 때와 경치가 너무 달라져서 조금 씁쓸하다. 그 때는 정말 작고 조용한, 나만의 숨겨진 해수욕장 같은 그런 곳이었는데.. 지금은 그냥 보통의 해수욕장이 된 것 같다. LED 주렁주렁 달린 상가들... 커피숍... 편의점...



추암해수욕장의 모습.

왼쪽에 나무로 가져진 뒤편으로 촛대바위가 있다. 애국가에 나와서 유명해진 명소. 



모래범범 되면서 돌아왔는데 또 공사중이다. 그래도 발이 빠지는 그런 길은 아니라서 좀 낫다. 내가 갔을 때는 한참 공사가 진행중이었는데 지금은 공사가 다 끝나지 않았을까 싶다.



위에 공사중인 언덕을 조금 올라오면 추암해변을 제대로 조망할 수 있는 멋진 곳이 나온다. 궂은 날씨 덕분인지 파도가 이쁘게 나온 것 같다. 사진에는 작아서 잘 안보이는데 뾰죽하게 올라온게 바위가 촛대바위다. 



여기서 자전거 사진 찍으면 이쁘게 잘 나오는 것 같다. 날씨가 어두워서 조금 밝게 보정했다.



구도를 살짝 바꿔서 또 한장. 아직까지 사진을 찍었던걸 보면 비가 오긴했지만 그렇게 많은 비는 아니었던 것 같다. 



인증부스. 오늘 찍을 도장은 다 찍었다. 삼척시의 자전거길이 오르막 때문에 힘들기는 해도 그렇게 이쁘다고 다녀 온 사람들이 다들 얘기하던데 못가봐서 조금 아쉽다. 다음에 날씨 좋을 때 다시한번 도전해야지. 



터미널로 가기전에 오징어순대를 사먹었다. 추암해수욕장 들어가는 굴다리 옆에 있는 노점트럭에서 사먹었는데 가격은 만원이다. 원래 오징어순대가 이렇게 비싼건지 내가 바가지쓴건지 모르겠다. 절대로 만원이나 내고 사먹을 맛은 아니다. 오천원이라고 해도 고민할 것 같다. 그만큼 별로 맛이 없었다. 

오징어순대의 저주인지 저걸 먹고나오니깐 빗발이 점점 더 굵어졌다. 그래서 그 뒤로 사진도 없다. 돌아갈 수도 없고 무조건 타야만 하는 상황이라 울면서 탔다. 



그렇게 삼척버스터미널에 도착. 등에는 다람쥐마냥 흙탕물로 줄무늬가 생겼고, 사진에는 별로 더러워진 티가 안나지만 자전거도 엄청 더러워졌다. 속도계도 비 계속 맞았는데 다행히 이상은 없었다. 제품 설명에 따로 명시되어있는건 아니었는데 생활방수 정도는 되나보다. 

속도계 사용후기가 궁금하면 여기를 클릭.

프레임백은 방수되는 제품이라서 걱정은 없었다. 보통은 방수커버를 씌우는 방식인데 저 제품은 그냥 가방 자체가 방수가 된다. 그래서 비온다고 방수커버 꺼내서 씌우고 할 필요가 없어서 편하다. 

프레임백 사용후기가 궁금하면 여기를 클릭.



새들백도 완전 개판이됐다. 흙탕물 범벅...ㅜㅜ

물티슈로 대충 닦아주고 나도 화장실에가서 대충 씻고 옷을 갈아입었다. 젖은 옷에 땀냄새로 다른 승객들에게 피해주면 안되니깐. 아, 새들백도 방수되는 제품이다. 방수안되는 가방이었으면 진짜 큰일날뻔 했다.

새들백 사용후기는 여기를 클릭.



집으로 가는 버스 안. 편하다. 장거리 라이딩 후 집으로 복귀하는 버스를 타면 뭔가 기분이 묘하다. 편안함과 허무함, 아쉬움이 뒤섞인 복잡한 기분이다. 



집으로 가는 길. 



성남에 도착. 버스터미널에서 집까지는 탄천 자전거길을 따라가면 된다. 일단 비가 안와서 너무 다행이었다. 여기도 비가 왔으면 다시 젖은 빕이랑 져지를 꺼내입고 또 비 맞으면서 타야됐을텐데... 다행히 그런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저 멀리에 아직 덜 올라간 롯데월드 타워가 보인다. 



집에 오기전에 다이소 들러서 세차용품을 사왔다. 다이소 오렌지 세정제가 그렇다고 좋다길래 한 번 써봤는데 진짜 좋긴하더라. 가격도 싸고.. 대신 세차하고나서 바로 물기제거하고 오일링을 해줘야한다. 안그러면 금방 녹이 슨다...


비가 안왔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계속 남는다. 그랬으면 사진도 더 많이 찍고 여행에 대한 전반적인 기억도 더 좋았을텐데...

나머지 인증 못 한 구간은 시간이 좀 더 지나고나서 도전해볼 생각이다. 위쪽 구간도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자전거길이 많은데, 더 늦게 공사가 끝난 아랫쪽 구간은 상태가 더 안좋을 것 같다. 그래서 시간이 더 지난다음에 종주할만 하다는 후기들이 많이 올라오면 그 때 한번 생각을 해봐야겠다.


이렇게 4박 5일간의 성남~춘천~원통~통일전망대~속초~동해를 아우르는 자전거 여행이 마무리됐다. 이 글을 쓰면서 느낀건데 자전거 타는 것 보다 후기를 작성하는게 더 힘든 것 같다. 분량이 적은 마지막날을 제외하고 포스팅 작성하는데 진짜 하루종일 걸린 것 같다. 

가끔씩 짜증나는 일도 있었지만 그래도 재미있는 여행이었다. 스트레스 제대로 풀고 온 느낌. 무엇보다 사고 없이 여행을 마무리해서 다행이었다. 아, 뒷바퀴 타이어는 다행히 집에 올 때 까지 잘 버텨주었다. 그리고 집에와서 바로 타이어를 주문했다. 

여행기는 이만 여기까지! ^^



마지막 5일차 주행거리 : 30km 남짓 (기록을 안해놔서 정확한 거리를 모르겠다..)

지출

  • 간식, 음료수 : 2,600
  • 식비 : 10,000
  • 버스비 : 18,500
  • 합계 : 31,100원


4박 5일간 지출 내역

  • 1일차 : 41,150
  • 2일차 : 43,200
  • 3일차 : 43,200
  • 4일차 : 46,700
  • 5일차 : 31,100
  • 합계 : 205,350원



4박 5일간 이동경로. 총 이동거리 477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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