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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것들/모닝 JA

2017 신형 모닝 수동 1,700km 주행 후기

오클라호마호 2017. 8. 25. 17:39

지금은 주행거리가 조금 더 늘어서 1,800km를 넘었다. 보통 이런거는 1,000km 주행하고나서 쓰던데, 1,000km는 차 산뒤 장거리 여행 다니면서 바로 찍었기 때문에 시내주행도 좀 하고 난 후에 쓰려다보니 애매한 1,800km를 달리고 나서 쓴다. 

내가 구입한 차량 등급은 "럭셔리" 등급이고, "수동" 모델이다. 그리고 따로 추가한 옵션은 없다. 

혹시 예전에 작성한 구입기가 궁금하시다면 아래 링크를 클릭!


보통 이런걸 쓸 때는 비교대상이 있어야 될껀데, 부모님 차나 렌트해서 탔던 차들을 제외하면, 06년식 베르나 디젤이 그나마 가장 길게 탔던 차라서 이게 나한테는 다른 차들과 비교할 때의 '기준'이 된 것 같다. 

그러고보니 그 때 베르나도 벌써 10년이 더 지난차가 되어버렸네. 배기가스만 아니면 참 괜찮았던 차였는데.. 그 놈의 배기가스 때문에 종합검사 때 속 썪은거 생각하면 어우... 뭐 이게 주제는 아니니깐 넘어가자.


계기판 키로 수 인증. 예전 경차 계기판 보면 진짜 장난감 같던데, 요즘 나오는 경차는 부족함이 없어보인다. 하긴 뭐 가격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경차'의 가격이 아니니깐.


후기는 힘, 연비, 경제성, 수동, 기타. 이렇게 다섯 가지 항목으로 나눠서 써볼까 한다. 자동차 전문가도 아니고 오히려 차를 별로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서 후기가 조금 어설플 것 같다. 감안하고 봐주시길.



아직 엔진오일 갈기 전이라서 길들이기 한다고 살살 밟는 것도 있고, 또 내가 막 밟은 스타일이 아니라서 솔직히 이건 잘 모르겠다. 그래도 지금까지 주행한걸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보면, 일단 시내 구간(평지)를 달릴 때는 전혀 부족함을 못 느낀다.

다만 경사가 심한 오르막을 오를 때나 앞 차량을 추월할 때는 '아.. 힘이 많이 딸리네..'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만약 이 두 가지 상황이 결합되면(오르막 + 추월), 이 때는 좀 심각해진다. 개인적으로 쭉 뻗은 국도보다 한적한 지방도로 달리는 걸 좋아해서 여행다닐 때는 일부러 지방도로를 찾아다니는데, 왕복 2차선 지방도로에서 앞에 천천히 달리던 덤프트럭을 추월하려다가 좀 위험했던 순간이 있었다. 평소대로 악셀을 밟았는데, 내가 생각했던 - 아마도 베르나를 타면서 익숙해져있던 - 속도가 나오지 않고 거북이 마냥 아주 느린 속도로 추월을해서 만약 반대편에서 차가 왔었더라면 좀 위험했을 것 같다.

베르나 디젤 탈 때는 솔직히 잘 몰랐는데, 모닝을 타보니깐 베르나 디젤이 얼마나 잘 나가는 차였는지 알게됐다.-_-;

근데 여기서 말하는 오르막은 강원도 같은 산골에 있는 정말 경사 심한 오르막길을 얘기하는거고, 일반적인 주행환경에서는 별 문제 안될거라고 본다. 요즘은 뭐 어딜가나 도로가 직선화되어있고 터널을 다 뚫어놔서 강원도에서도 일부러 찾아가지 않는 이상 저런 도로를 달릴 일은 그렇게 많지 않을거라고 본다.

절대적인 기준에서 주행성능이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배기량이 큰 차를 타다가 모닝을 탄다면, 상대적으로 힘이 부족하기 때문에 답답함을 많이 느낄 것 같다. 배기량이 깡패인 이상 이건 어쩔 수 없을거라고 본다. 근데 뭐 요즘 기름값도 싸서 큰 차 타다가 굳이 경차로 갈아탈 일도 없을 것 같긴하다. 



연비

아직 정확한 연비를 얘기할 수 있을 정도로 측정을 해본게 아니라서 조금 조심스럽긴 한데, 장거리 주행과 시내 주행의 연비 차이가 꽤 많이 난다. 장거리 여행 당시에는 20km/L 정도 나왔었는데, 시내만 달리면서 측정했더니 10 ~ 11km/L 정도로 확 떨어졌다. 너무 안나와서 나도 이게 맞는건가? 싶었는데 주행중에 표시되는 연비를 봤을 때 잘못 계산한건 아닌 것 같다. 

계기판에 표시되는 평균연비는 10분 남짓 시내 주행 기준으로 보통 처음 달리기 시작하면 대략 9km/L 정도로 시작해서 제일 높을 때 13km/L 정도 찍는데 신호 걸리고 에어컨 틀고 하면 다시 점점 떨어진다. 베르나 디젤의 경우 시내에서만 주행했었는데도 16km/L 정도 나왔던걸 생각하면 경차라고 해서 딱히 연비가 좋은 것 같지는 않다.

(수정) 이 때 탔던 구간이 집에서 도서관 왔다갔다하는 구간이었는데, 거리를 재보니깐 3km 정도였다. 이 정도의 짧은 거리라면 연비를 논하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나 싶다. 시내도로지만 어느정도 길게 달렸을 때는 이 보다는 잘 나오는 듯 하다.

사실 원래 경차가 연비가 좋지는 않다고 한다. 배기량이 작아서 힘이 딸리고, 그래서 악셀을 더 많이 밟게 되고, 그 결과 연비는 떨어지고.. 뭐 이렇다고 한다.

연비 생각하면 역시 디젤이 제일 좋은 것 같다. 기름값도 싸니깐. 그렇지만 중고 디젤은 사지말자. 나중에 종합검사 받을 때 배기가스 배출 기준을 통과하기가 힘들다. 이게 왜 그런가하면, 처음 차가 출시 되었을 당시의 배기가스 기준으로 검사하면 합격판정을 받고도 남을 수치인데, 이 기준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엄격해지다보니깐 년식이 오래 된 중고 디젤 차량은 통과하기가 매우 어렵다. 게다가 앞으로 더 엄격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된다. 그리고 환경을 생각한다면 아무래도 디젤은 좀..



경제성

경차의 혜택은 뭐 다들 이미 알고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차량 살 때 취,등록세가 없고, 공채매입도 없고, 고속도로 통행료 할인, 공영주차장 주차비 할인 등등. 

아, 자동차세도 싸다. 예전에 베르나 탈 때는 반기별로 8만원 조금 넘게 냈던 것 같은데, 이번에 모닝 구입하고 고지서 날라온걸 보니깐 75,140원 나왔다. 반기 금액이 아니고 1년치 금액이다. 원래 1년 자동자세가 8만원이었나 10만원이었나? 그 금액 미만으로 부과되는 경우에는 1년치를 한번에 납부한단다. 이정도면 세컨카로 소유하기에도 크게 부담없는 가격이 아닌가 싶다. (근데 보험료가 있어서..)

그리고 경차사랑카드..라고 유류세 환급해주는 카드가 있는데 이 카드로 주유를 하면 1년에 20만원 까지 유류세를 환급받을 수 있다. 나도 신청하려고 알아봤는데 조건이 까다롭더라. 한 가구에 차량이 경차 딱 한대 있는 경우에만 가능하다. (정확한 발급 조건은 아래 링크를 참조)



수동운전

내가 서울에 살았다면, 아니 주변 대도시에 살았어도 그냥 오토를 샀을거다. 출퇴근 시간대나 주말에 차가 얼마나 많이 막히는지 잘 알고 있으니깐. 근데 지금은 그런 대도시에 살고 있는 것도 아니고, 출퇴근 용도도 아니고 해서 처음부터 수동차량을 사려고 했다. 수동 차량 몰아본 경험은 좀 있는 편이있다. 포터, 다마스, 엑셀밴 정도. 

주변에서 하도 말리고 영업사원도 몇 번을 확인하길래 속으로 살짝 '진짜 그렇게 불편한가?'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런거 전혀 없다. 참고로 담배피는 동생 하나가 그런말은 하더라. 자기는 운전하면서 담배를 펴야 되기 때문에 수동은 생각도 못한다고. 흡연자들은 이런 부분도 염두를 해야 될 것 같다.

그리고 아무도 공감하지 않을 것 같긴하지만, 내 중요한 선택의 기준이었기 때문에 굳이 얘기하면.. 자동차 운전은 뭔가 노동인 것 처럼 느껴진다. 반면 바이크나 자전거 같은 경우에는 일반적인 기준에서 오히려 자동차 운전보다 더 힘들고 불편하다고 생각하지만, 나한테는 전혀 노동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한여름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 자전거를 타더라도 나한테는 그건 노동이 아니라 스포츠다. 

수동과 오토도 약간 비슷한 것 같다. 그냥 멍하니 앉아서 엑셀을 밟았다 뗏다.. 이건 나한테는 노동이다. 근데 - 여전히 노동의 카테고리에 들어가긴 하지만 - 수동은 그나마 이게 좀 덜하다. 그냥 멍하니 앉아서 노동하고 있다는 기분을 덜 느끼게 해준다. 그렇다고 이게 운전하는 재미는 아닌 것 같다. 자동차 운전은 암만 수동이라고 해도 재미있지는 않으니깐. 여전히 두 바퀴가 재미있다. 뭐.. 위에서도 얘기했듯이 아무도 공감 못할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냥 얘기해봤다.

그리고 수동 운전할 때 초보 운전자들이 걱정하는 것 중에 하나가 언덕길에서 출발하는 것일텐데, 모닝에 언덕 밀림 방지 장치가 있다. 사실 이런게 있는지 몰랐다. 언덕길에서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도 차가 뒤로 밀리지 않는다. 대형마트 주차장 같은데서 유용하다. (하지만 오토 보다는 못하다..-_-;;) 이런 편의장치가 없던 시절에 운전을 배웠기 때문에 처음에는 이 기능이 오히려 어색했는데, 지금은 차츰 적응해 나가고 있는 중이다. 참고로 완만한 경사에서는 작동하지 않는다. 

그리고 기어 변속 타이밍이 계기판에 뜬다. 2단으로 달리고 있으면 3단으로 변속해야 되는 타이밍에 계기판에 '3'이라고 뜬다. 역시 초보 운전자들에게는 도움이 될만한 기능인 것 같다. 평소 내 기어변속 타이밍에 비하면 조금 빠른 것 같았는데, 시키는대로 변속해보니 뭐 괜찮더라. 다만 오르막에서는 좀 더 늦게 변속해줘야 된다. 경사도 같은걸 감안해서 보정해주지는 않는 것 같다.



기타

차가 작아서 좁은길 운전하기 편하고, 주차할 때도 편하다. 어딜가나 주차난 때문에 주차장이나 골목길에 이면주차한 차들이 많은데 이런 좁은 곳을 빠져나갈 때 차가 작아서 편하다. 

안전은 뭐 사고 나봐야 알 수 있는거라서 테스트는 못해봤다. 다만 타이어 공기압 경보장치(TPMS)나 차체 자세 제어장치(ESP)같은 안전장치가 들어있어서 안전성은 경차지만 나쁘지 않을것으로 기대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제일 아쉬운 한가지, 가지고 있는 루어낚시대의 길이가 127cm정도 되는데 이게 트렁크에 안들어간다. 트렁크는 그렇다치고, 뒷좌석에는 들어갈 줄 알았는데 뒷좌석도 아슬아슬하게 안들어간다. 1호대도 넣어보지는 않았는데 루어대랑 길이가 거의 비슷해서 역시 안들어갈 것 같다. 전에 타던 베르나에는 그냥 들어갔던 낚시대인데.. 뒷좌석에 비스듬하게 넣어야 되기 때문에 공간활용도가 너무 떨어진다..-_-;;

스페어 타이어 없고, 수리키트 같은게 들어있다. 전에 서산에서 차량 인수하면서 직원분한테 사용 방법 안내 다 들었는데 다 까먹었다. 하긴 뭐 스페어 타이어 있다고해도 어차피 직접 교체할것도 아니잖아. 긴급출동 서비스를 부르겠지. 어차피 보험가입할 때 긴급출동 서비스도 추가했으니깐.

실내등이 앞에만 있고, 중간에는 없다. 뒤에 사람 태울일이 없어서 크게 상관은 없는데 가끔 뒷 좌석에 있는 짐 더미(?)에서 뭔가 찾으려 할 때 불편하기도 하다. 등급이나 옵션에 따라서 다른건지는 모르겠네.

사이드미러가 전동이긴 한데, 시동 끌 때 자동으로 접히지 않는다. 버튼을 눌러서 접고, 펴는 방식이다. 친구 말로는 무슨 부품 사다가 달면 자동으로 접히고 펴지게 할 수 있다던데, 이건 며칠만 지나면 금방 적응된다. 지금은 습관이 돼서 시동 끄고 내릴 때 굳이 의식하지 않아도 접힘 버튼 누르고 내린다. 

스마트키 사실 무슨 필요있냐라고 생각했던 옵션인데, 이거 진짜 편하다. 강추.



종합의견을 쓰면, 수동이지만 불편한거 없이 잘 타고 있음. 힘은 좀 딸리지만 뭐 경차인거 감안해야지. 풀옵션 아니지만 편의, 안전장비는 만족함. 


놀러가서 찍은 모닝 사진으로 마무리..


나중에 엔진오일 갈고, 풀악셀도 좀 밟아보고 한 다음에 또 후기 올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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