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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 동해안 자전거길 여행 1일차 (성남 ~ 춘천)

오클라호마호 2016. 4. 14. 06:36

1일차 주행코스 : 탄천 - 한강 - 북한강 - 춘천

성남 집에서 출발해서 자전거도로만 따라가면 되는 코스다. 오늘의 목적지는 춘천. 팔당까지는 자주갔던 코스였는데 북한강 자전거길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강 자전거길이 참 예쁘다는 말은 많이 들었었는데 아직까지는 갈 기회가 없었다. 아무래도 거리가 멀다는게 그 이유인 것 같다. 전철타고 점프하면 뭐 당일로도 못갈건 없는데 자전거 들고 전철 타는게 이상하게도 너무 싫다. 


오랜만에 하는 장거리 여행이지만 이상하게도 그렇게 설레이는 기분은 없었다. 지난번 국토종주와는 다르게 혼자 떠나는 라이딩이었고, 그래서 그냥 마음 편하게 준비했던 것 같다. 


출발하기 전에 자전거 사진 한 번 찍어줬다. 이번 여행을 위해서 꽤 많은 지출을 했다. 프레임백도 새로 장만했고, 안장밑에 장착한 새들백과 물통, 휴대용펌프도 다 이번 여행을 위해서 새롭게 장만한 장비들이다. 굳이 이렇게 돈을 들인 이유는 아마도 지난번 국토종주 라이딩을 통해서 얻은 교훈 때문인 것 같다.



이건 지난번 국토종주 할 때의 모습이다. 3박 4일 일정이었는데 짐이 정말 많았다. 저 중 정반은 필요없는 물건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이번에는 짐은 최대한 줄이고, 장비에도 투자를 조금 했다. 그러고보니 저 때와는 자전거부터해서 모든게 바뀌었다. 



셀카도 한장 찍어줘야지. 


탄천에서 한강으로 이어지는 길은 늘 달리던 코스라서 익숙한 기분으로 라이딩했다. 잠실지구를 지나서 '아이유고개'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한 암사고개를 넘어서 하남으로 진입. 


자주 쉬던 장소인 다리밑에 앉아서 영양을 보충하고 땀도 식혔다. 그 와중에 열심히 훈련하는 군인들. 작아서 잘 안보이네. 

첫 휴식인데 옆에서 담배피는 사람 때문에 금방 일어섰다.


팔당 도착. 그다지 새로울게 없는 길이라서 사진도 안찍고 그냥 계속 달리기만 했다. 


팔당은 초계국수집이 유명하지만 고기도 먹고싶고, 밥도 먹고 싶어서 이 식당으로 왔다. 



주말이었으면 많은 자전거들이 주차되어있었을텐데 평일이라서 그런지 자전거가 하나도 없다. 사진에 보이는건 내 자전거.



뭐 덕분에 혼자 조용히 먹을 수 있었다. 



음식 나옴. 생각보다 구성이 허접해서 조금 놀랐는데 맛은 괜찮았다. 간이 좀 쎈 것 같았는데 라이딩 한 뒤에 먹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마치 행군하다 이온음료 먹으면 엄청 달게 느껴지는 것 처럼...

밥 후딱 먹고 다시 달린다. 


그렇게 도착한 곳은 능내역 인증센터. 여기서 동해안 자전거길 지도(추록)와 오천자전거길 지도(스티커)를 받았다. 오천자전거길 스티커는 원래 있던 종주수첩에 붙일 수 있도록 되어있다. 동해안 자전거길 지도는 별도의 책자로 되어있다. 비닐커버가 없는게 조금 아쉽다. 



추록을 수령했다는 도장을 찍어준다. 

추록과 스티커는 따로 돈 주고 사는게 아니고 기존에 종주수첩을 가지고 있으면 무료로 받을 수 있다. 그래서 받았다는 표시를 저렇게 도장으로 남겨준다. 



시간이 12시를 넘어섰다. 



능내역을 배경으로 사진 한 장. 역사 안에도 구경할 수 있게 꾸며져 있는 것 같던데 아직 구경해본적이 없다. 이상하게도 달리다보면 거기에 몰입해서 그런건지 잘 안멈추게 된다.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인것 같기도 하고... 나중에 가게 되면 그 때는 한 번 구경해봐야겠다.



북한강의 첫 번째 인증센터인 '밝은광장 인증센터' 도착.



도장 찍으러 들어왔는데 뭔가 이상하다. 

'어라...?'
제일 중요한 도장이 없다. 

국토종주 할 때 그 많은 도장을 찍었어도 이런일이 한번도 없었는데, 첫 번째 인증센터부터 이게 무슨일인가 싶다. 


이런 경우 사람, 자전거, 인증센터가 같이 나오게 사진을 찍으면 그걸로 인증해준다는 얘기를 들어서 셀카로 같이 찍어보긴 했는데... 찍고나서 보니깐 뒤에 있는 자전거가 꼭 남의 자전거 처럼 나왔다. 

스마트폰 어플로도 인증이 되는 것 같긴한데 귀찮아서 그냥 안했다. 어차피 이정도 거리는 나중에라도 와서 찍을 수 있으니깐.



주변 경치가 좋아서 잠시 둘러봤는데 찍지 못한 도장 생각에 뭔가 계속 찝찝한 기분이 남는다. 



북한강 자전거길. 그동안 달려왔던 길과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이제서야 도시를 벗어나서 여행을 하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아까까지는 익숙한 길이었다면 지금부터는 완전히 새로운 길.



주변 풍경도 많이 달라졌다. 

평일 낮이라서 안그래도 사람들이 별로 없었는데 북한강 자전거길에 진입하니깐 정말 사람이 하나도 안보인다. 야간 라이딩이었다면 조금 무서웠을 것 같다. 



샛터 삼거리 인증센터에 도착. 



여긴 다행히 도장이있다. 



도장 쾅.

밑에 찍지 못한 '밝은광장' 도장이 계속 마음에 걸린다...ㅜㅜ



자전거 사진도 한 장. 혼자 다니면 사진 찍는게 문제다. 그래서 전에 셀카봉을 사긴 했는데 조금이라도 무게와 부피를 줄이고자 여행에 들고오지는 않았다. 근데 만약 들고 왔다 하더라도 귀찮아서 꺼내지도 않았을거다. 



북한강이 시원하게 흐르는 길을 나도 계속 달린다. 



달리면서 한 장. 

모자이크가 필요없는 '지로 에어어택 쉴드'와 버프의 조합.



청평교를 지나면서 한 장. 동네 풍경이 참 이쁘다. 



사진에는 잘 안보이는데 낚시하는 사람들도 있고 뭔가 동네가 조용하고 평화로워 보이는 그런 느낌이다. 



은근 셀카 많이 찍었네... 



도로 옆으로 계곡이 흐른다. 날씨가 조금 더 더워지면 여기도 사람들이 많이 올 것 같은데 아직은 이른가보다. 



시골풍경. 



내가 좋아하는 나무데크길. 



이 동네 다리마다 저렇게 꽃이 있다. 아름다운 동네야.



가평쪽인데 자전거도로가 공사 때문에 길이 막혀있다. 여기서 길 찾는다고 한참 헤맸다.



이래저래 가평역을 찾았고, 그 앞에있는 관광안내소에서 길 안내를 받았다. 직원분이 굉장히 친절하게 알려주셨다. 감사합니다.



뒤로 잔디밭이 펼쳐져있는 경강교 인증센터 도착.



도장 쾅. 스템프가 말라있는지 흐리게찍혔다. 

이제 북한강 자전거길에서 남은 도장은 '신매대교' 하나다.



인증샷 남기기.



여긴 펌프도 고급이다. 국토종주 할 때는 타이어 공기압 때문에 조금 난감했었는데 북한강 자전거길은 타이어 바람 걱정은 안해도 될 것 같다. 근데 아직은 라이딩 첫날이라서 쓸 일이 없다는게 함정. 사진에는 잘 안보이는데 바닥에 단단하게 고정되어있다. 



잔디가 굉장히 넓게 가꾸어져 있던데 뭐하는 곳인지 모르겠다.



나무데크길. 신난다. 



신나서 달리는 중.



오오- 드디어 강원도에 입성했다.

연느님이 반겨주시네.



춘천에 진입하니 경치가 더 좋아진다. 사진으로 다 담지 못할만큼 정말 아름답다.

그나저나 옆으로 전철이 지나가니깐 살짝 멘탈이 흔들리기도 했다. 점프 뛰는거 싫다고 해놓고 힘들어지니깐 또 생각이 난다. 



계속 달린다. 자전거 타고 여행을 하면서 찍는 사진의 절반은 이런 사진인 것 같다. 



강을 사이에 두고 건너편은 자동차가 다니는 길이다. 저 터널(?)은 드라마 같은데도 자주 나오는 장소였던 것 같다. 옆이 뚫려있는 뭔가 조금 신기한 느낌의 터널. 근데 저것도 터널이 맞는지 모르겠다.


사진을 너무 안찍었다. 국토종주 할 때는 찍은 사진이 너무 많아서 걸러내는게 고민이었는데 이번 여행 사진은 혼자가서 그런건지 정말 사진을 안찍었다. 춘천도 참 예뻤는데 사진으로는 많이 안남긴 것 같아서 아쉽네. 왜 북한강 자전거길이 그렇게 좋다고 했는지 이제는 이해가 간다.

위 사진을 마지막으로 숙소 도착할 때 까지는 그냥 계속 달리기만 했다. 

숙소는 가는길에 쉬면서 게스트하우스를 예약했다. 평일에 여행을 하니 숙소잡는 걱정은 안해도 되어서 좋다. 


숙소에 도착해서 샤워한 다음 바로 밥을 먹으러갔다. 춘천에 왔으니 닭갈비를 먹고 싶었는데 주변에 닭갈비집도 안보이고 그렇다고 다시 자전거타고 멀리 나가자니 너무 피곤해서 그냥 근처에 보이는 중국집에 들어가서 볶음밥을 먹었다. 양은 많았는데 맛은 그닥. 피곤해서 입맛도 없어졌나보다. 



첫날 묶은 숙소. 6인실 도미토리 룸이다. 근데 숙박객이 나 혼자라서 매우 편안하게 사용했다. 도미토리 룸에 나 혼자였던게 아니라 그냥 이 게스트하우스에 손님이 딱 나 하나였다. 게스트하우스에서 잔게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그동안 왜 이런데 냅두고 모텔에서 잤나 싶다. 

모텔보다 깔끔하고 가격도 싸고 아침도 나오고. 혼자 여행하는 사람에게는 게스트하우스가 최고인 것 같다.



방 바로 앞에 있는 발코니.



달이 참 밝아서 쇼파에 앉아서 한참을 구경했다. 몸은 피곤한데 기분은 좋다.



1일차 주행거리 : 121.76km

지출

  • 간식, 음료수 : 8,650
  • 식비 : 12,500
  • 숙박비 : 20,000
  • 합계 : 41,15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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