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면 쉬었다 가자.
한라산 사라오름 겨울산행 본문
제주도에서 3개월간 생활하는 동안 두 번의 한라산 등반을 했다. 한번은 지금 작성하고 있는 '사라오름'. 그리고 나머지 한번은 한라산 정상인 '백록담'.
둘 중 더 좋았던 산행을 꼽으라면 고민없이 '사라오름'을 선택할 것 같다. 일단은 날씨의 영향이 가장 컸고. 다리가 조금 안좋은 나한테도 크게 무리 없는 거리와 코스였다.
사실 '한라산'하면 '백록담' 밖에 몰랐는데 동행한 형 덕분에 좋은 곳을 알게됐다.
사라오름은 성판악에서 백록담으로 향하는 탐방로를 따라서 계속 올라가다가 중간에 살짝 빠지면 된다. 그렇기에 일단 성판악으로 간다.
이번에 오기 몇 년 전에도 한라산을 왔었는데 그 때만해도 관음사, 성판악, 영실 이렇게 3개의 탐방로만 있는 줄 알았다. 근데 이번에 탐방로 안내표지판을 보니 내가 모르던 탐방로가 더 있었다. 기회가 된다면 모든 탐방로를 다 한번씩 가보고 싶다. 특히 영실코스는 가을에 가면 그렇게 좋다던데...
주차하기도 힘들어서 등산로 입구에서 몇 백 미터는 떨어진 곳에 간신히 주차하고 걸어올라왔는데 등산로에도 엄청나게 많은 등산객들로 인해 줄을서서 올라간다. 사진은 등산로 초입에서 찍은 사진. 단풍철 설악산만큼이나 사람이 많은 것 같다.
토요일이라서 더 많았던 것 같기도하고, 날씨가 유난히 좋아서 더 많았던 것 같기도하다. 중국인 관광객들도 상당했고.
뭐 사람이 많으니깐 앞사람 등만 보면서 가게 된다. 뒤에서 올라오는 사람도 계속 있어서 멈춰서 사진을 찍기에도 참 애매하고.. 뭐 그렇게 사람들에 밀려서 사진도 거의 못 찍고 계속 올라갔다.
잠깐 쉬면서. 이 날 눈이 내린건 아니고 그 전에 내린 눈이 녹지 않고 쌓여있었다. 등산로에 쌓인 눈은 사람들이 많이 다니면서 다져져서 발이 빠지거나 하지는 않았다. 사라오름 분기점까지는 경사도 완만해서 아이젠이 없어도 등산이 가능한 정도.
여긴 꽤 올라간 지점이었는데 그다지 높은 나무가 없다가 갑자기 키 큰 나무들이 나타나면서 분위기가 되게 묘한 그런 곳이 나온다. 정확히 어디라고 설명을 못하겠네. 사진빨 잘 받는 포인트.
한참을 오르다보면 백록담으로 계속해서 오르는길과 사라오름쪽으로 빠지는 갈림길이 나온다. 여기서 표지판을 보고 사라오름쪽으로 향하면 된다.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올라오고 내려가는 등산객이 워낙 많아서 못 찍었다.
사라오름으로 가는 길은 지금까지 올라왔던 길보다는 좁고, 가파른 오르막이다. 좁은길에 양쪽으로 나무가 빽빽해서 그런건지 이쪽은 길이 좀 미끄럽다. 아이젠 없이 못 갈정도는 아닌데 안전을 위해서라도 아이젠을 준비하는게 좋을 것 같다.
사라오름으로 가는 등산로에 들어서고 부터는 확실히 등산객이 줄어들었다. 백록담으로 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인가 보다. 하긴 뭐 나도 같이 온 형이 가자고해서 알게된거지.. 여기에 오기 전까지만 해도 한라산에 '사라오름'이라는게 있는지도 몰랐으니깐..-_-;;
여기부터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사진도 많이 찍었다. 나무 뒤로 보이는 곳이 바로 한라산 정상.
한참 오르다보면 갑자기 눈앞에 아래 사진처럼 넓은 평지가 나타난다.
높은 산 중에 갑자기 이렇게 넓은 평지를 만나니깐 뭔가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마치 눈 쌓인 학교 운동장을 보는 것 같은 기분.
근데 사실 위에 사진에서 사람들이 걷고 있는 곳은 평지가 아니라 호수다. 호수가 얼고, 그 위로 눈이 쌓여서 마치 그냥 원래 땅인 것 처럼 그렇게 느껴진다.
사진한장.
같이 온 형도 한장. 제주도에서 이렇게 구름한점 없는 날을 보기가 정말 힘든데 이날은 정말 날씨까지 도와준 그런날이었다.
지금 서 있는곳이 호수의 한가운데다. 누가 얘기해주지 않았다면 원래 호수였는지 몰랐을거다.
겨울산행에 대해 한가지 팁을 주자면 가급적 선그라스를 챙기는게 좋을 것 같다. 하얀눈에 햇빛이 반사돼서 그런건지 눈이 엄청 부시다. 눈을 제대로 뜨고 찍은 사진이 별로 없을정도.
원래는 내 뒤로 보이는 울타리 쪽으로 돌아서 가야된다. 지금은 호수가 완전히 얼어있어서 그냥 호수를 가로질러서 간다. 눈 위로 나있는 발자국을 봐도 그렇다.
나중에 기회가 또 있으면 겨울이 아닌 계절에 와서 눈 밑에 가려져있는 호수의 모습도 한 번 보고싶다.
둘이 같이.
파노라마로 찍은 사진.
사라오름에서도 한라산 정상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얗게 눈으로 덮힌 곳이 바로 한라산의 정상인 백록담. 백록담이 저렇게 깨긋하게 보이는날이 많지 않은데 이 날은 정말 등산한 모든 사람들이 복받은 날이었던 것 같다.
사라오름 안내 표지판과 함께
망원경이 있어서 한라산의 모습을 더 자세히 관찰 할 수 있다. 가끔보면 동전을 넣어야 볼 수 있는 그런 망원경도 있는데 여기에 있는 망원경은 동전을 넣지 않아도 자유롭게 볼 수 있다.
바다쪽도 구경
사라오름 인증.
한라산 정상이 바라보이는 방향의 왼쪽으로는 서귀포쪽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져있다. 사진으로는 하늘과 바다가 잘 구분이 안가네. 중간에 오름도 귀엽게 솟아있다.
같이 찍은 사진으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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