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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강원 여행 2일차 - 상주 자전거 박물관

오클라호마호 2018. 5. 6. 15:58

여행 2일차. 상주 경천대를 둘러보고 역시나 같은 상주에 있는 "자전거 박물관"에 들었다.

혹시 지난 경천대 여행 후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클릭!

2018/05/02 - [여행] - 경북~강원 여행 2일차 - 상주 경천대

자전거 박물관은 자전거 국토종주 코스와 가까워서 국토종주 하는 사람들이 많이 들리는 곳이기도 하다. 나도 전에 국토종주를 했지만 들리지는 않았다. 그 때 당시에는 잘 모르기도 했고, 아마 알고 있었어도 일정이 빠듯해서 그냥 지나치지 않았을까 싶다.

혹시 자전거 국토종주 후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클릭!

https://blog.naver.com/PostView.nhn?blogId=1shot2die&logNo=220215511508


자전거 박물관 도착. 사진에는 잘 보이지 않는데 박물관 앞에는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곳이 있다. 뭐.. "탄다"라는 표현보다는 그냥 "체험"이라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다. 참고로 아이들 타는 곳이다.


자전거 박물관답게 자전거 주차장도 잘 되어있다. 자전거 바퀴모양으로 디자인된게 인상적이네.


원래는 무료입장이었는데, 유료로 바뀐다고 한다. (2017년 7월 1일 기준.)

지금은 이미 유료로 운영되고 있겠네. 

자전거를 좋아한다면 1,000원 내고 볼만한 가치는 있다고 생각한다. 자전거에 별 관심이 없다면? 여기 올 일도 없겠지. 

평일이라서 그런지 어린이 단체 관람객들이 많았다. 그래서 조금 정신도 없고 시끄럽기도 하고.. 뭐 그랬다.


세계 최초의 자전거부터 해서 여러 전시품들이 있었는데 그 중 제일 좋았던 전시품들이다.

상주에 사시는 어르신들이 기증하신 오래된 자전거들. 수십년이 훌쩍 지났지만 세월을 감안하더라도 상태가 정말 좋았다. 얼마나 큰 애정을 가지고 자전거를 관리하셨는지 알 수 있는 부분.

나 역시 자전거를 매우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그 마음이 전해지는 것 같아서 괜히 마음이 뭉클하더라.


위에 사진은 1983년 구입한 후지자전거. "후지"라고 하면 "후지필름"이 먼저 떠오르지만 1899년 부터 자전거를 생산해온 일본의 오래된 자전거 메이커다.


35년이나 지났지만 여전히 살아있는 광택. 




또다른 오래된 자전거.


놀랍게도 1950년대에 구입한 자전거라고 한다. 당시에 얼마나 비싸게 샀을까 싶다. 


대략 70년전 자전거의 구동계. 

브레이크가 생소해 보일수도 있을텐데 드럼 방식의 브레이크다. 내가 어렸을 때 타던 자전거도 드럼 브레이크였는데 브레이크 잡을 때 꽤 시끄러운 소리가 났던걸로 기억한다. 




국산 자전거 삼천리 자전거다.


흔히 "쌀집자전거"라고 부르던 그 자전거. 


1970년 경 구입한 자전거라고 한다. 거의 40년이 지났네. 

자전거를 방안에 두고 주무시는 그 마음.. 저도 이해합니다.


이 문제 못 풀면 자덕.


마모된 자전거 페달에서 지나간 세월을 느낄 수 있다.


삼천리 자전거와 우리나라 자전거 산업에 대한 이야기. 사진에 글이 잘 안보여서 밑에 옮겨적음.

일제 식민지에서 우리에게 보여준 자전거는 일제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그 후 광복이 되면서 대부분 일제 부품이나 중고 자전거의 부품으로 자전거를 수리하거나 조립하는 형태로 이루어지다가 본격적으로 우리나라 자전거의 생산은 아마도 삼천리 자전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삼천리자전거는 학산(鶴山) 김철호(1905~1973) 사장이 해방직전 귀국해 경성정공(주)를 설립, 국내 자전거 산업의 뿌리를 내렸습니다.

김철호 사장은 1941년 10월 일본에 있는 자신의 기계제작소를 삼화정공으로 회사명을 바꾸고 자전거 산업에 뛰어들 준비를 했습니다. 하지만 2차 대전에서 일본의 패색이 짙어지자 그는 1944년 8월, 재산을 정리하고 귀국해 서울에 경성정공(주)을 설립했고 이듬해 1월. 영등포 공장을 준공하고 자전거 부품을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당시는 중고 부품을 재생하거나 철판을 두드려 만드는 가내수공업 수준이었지만 1946년 5월 일본에 있던 삼화정공 팀이 기계설비를 가지고 귀국해 기술수준은 비약적으로 높아졌습니다. 한국전쟁 때는 생산설비를 뜯어내고 피난길에 올라 전쟁의 와중에도 부산공장을 세워 1952년 3월 우리나라 최초의 국산 자전거인 3000리호를 생산할 수 있었습니다.

보통의 한국 사람들에게 삼천리자전거는 추억입니다. 아버지가 처음 사온 자전거, 비틀거리며 처음 배웠던 자전거, 장터의 일꾼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짐을 실어 나르던 그 경이의 자전거... 이름은 남북한을 통틀어 한반도의 길이인 3천리(약 1천200km)에서 따왔으니 삼천리라는 이름에는 통일의 염원도 알게 모르게 담겨 있는지도 모릅니다. (후략..)

내 첫 자전거 역시 삼천리 자전거였다. (쌀집 자전거는 아니고 어린이용 자전거) 중, 고등학교 때 통학용으로 타던 자전거 역시 삼천리 자전거. 보디가드라는 촌스러운 데칼이 그려진 생활용 자전거였다. 갑자기 추억 돋네.




또 다른 오래된 자전거. 후지 자전거다. 

자전거 옆에 달린 이상한 물체(?)가 궁금한 분들이 있을텐데, 위에 있는 자전거 라이트에 불이 들어오게 하는 일종의 발전기(?)다. 바퀴에 닿게 한 다음에 달리면 저게 돌아가면서 전기를 만들어내는 그런 역할을 한다. 자세히 보면 위에 라이트와 연결된 전선이 보인다. 


밑에 있는 동그란 쇠 부품이 타이어에 닿아서 돌아가는 부품.

후지 앰블럼이 참 고급스럽네. 


오래된 자전거 말고도 다른 전시품들이 많이있다. 최신 자전거도 있고, 특이한(정말 특이한..) 자전거들도 있다. 그 중 인상적이었던 자전거 몇가지.

체인이 없는 자전거.

힘을 25%나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정도면 엄청나게 효율적인 것 같은데 왜 대중화가 안된건지 궁금하다. 관련된 설명도 있으면 좋을텐데. 되게 궁금하네.


프레임이 이뻐서 찍은 자전거. 막상 타라고 줘도 프레임 뽀각 할까봐 걱정돼서 못 탈 것 같지만.. 관상용으로만 보면 너무 이뻐보인다. 깔끔한 라인이 너무 이쁘네. 



자전거의 도시 상주. 상주가 자전거의 메카로 불리게 된 이유에 대한 설명.


1925년 자전거 대회 사진.

사진 왼쪽에 서 있는 분이 그 유명한 엄복동 선수. 엄복동 선수를 소재로 한 영화도 개봉될 예정이라고 한다. 주인공인 엄복동 선수 역은 비(정지훈)가 맡았다고.. 



자전거를 좋아하는 자전거 덕후 입장에서 볼게 참 많은 박물관이었다. 위에도 사진을 많이 첨부했지만 상주에서 실제로 자전거를 타던 어르신들의 자전거를 기증받아 전시한 것들도 좋았다. 

다만 관리가 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 같아서 아쉬웠다. 어린이집 선생이었던 것 같은데 애들한테 자전거에 대해서 설명하면서 자전거를 툭툭 치고 마음대로 움직이고 심지어 자전거 벨까지 울리고.. 아주 몰상식한 행동을 하더라. 

가까운 곳에 안내 테스트가 있었고 거기게 직원이 둘이나 있었기 때문에 와서 제재할 줄 알았는데 아무런 제지도 없었다. 오히려 선생님의 그런 행동을 보고 어린애가 "선생님 여기 손대지 마세요라고 써있는데요?"라고 하더라. 아이들이 그런 잘못된 행동을 보고 배우지 않기를 바란다. 

박물관은 기증자를 생각해서 좀 더 관리에 신경 써줬으면 싶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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