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 직장 내 괴롭힘 신고 후기

살면서 내가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할거라고는 생각을 못했다.

회사에 재직 중인 상태에서는 보복이 두려워서 신고하지 못했고, 퇴사를 하게 되면서 고용노동부에 그동안 겪은 괴롭힘 사실에 대해서 신고하였지만, 결과적으로는 위반 없음으로 결론이 났다.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제 3자 입장에서 봤을 때 그건 내 주관적인 주장으로 들릴 수 있기 때문에 그냥 객관적인 사실과 결과만 첨부하려고 한다. 

접수는 2024년 7월 12일에 했다. 중간에 처리기간 연장으로 당초 처리기한을 넘겨 2024년 9월 25로 연장이 되었지만 이 날짜 마저 지켜지지 않았고, 기한을 훨씬 넘긴 2024년 11월 4일이 되어서야 결과가 나왔다. 

 

아래가 사건처리결과 회신.pdf 문서다.

한가지 이해가 되지 않는 점은 "사건처리결과 회신.pdf" 파일에는 표지만 있고, 정작 중요한 별지는 빠져 있었다는 점이다. 고용노동부 조사 담당자에게 문의를 했더니 웹사이트에 올려진 파일은 수정이 어렵고, 별지만 우편으로 다시 보내주겠다고 했다. 

 

그렇게 해서 이런 우편물을 받았다. 받는 사람에 이렇게 손글씨로 써진 우편물은 군 시절 이후로 처음인 것 같다. 정부 기관에서 발송한 우편물이 맞나..? 싶긴한데.. 뭐 보내는 사람은 문제 없긴하니깐..

 

아래 법령이 내가 주장한 위반 법 조항이다.

 

그리고 결과는 아래와 같이 나왔다.

사건이 발생한 시점에서 나는 주 최대 근로시간을 위반해서 초과 근로를 하고 있었다. 제일 심한 날은 오픈하는 서비스 점검을 위해서 오전 7시에 출근을 했다가 밤 11시에 퇴근하기도 했다. 참고로 주52시간 초과 근로에 대해서는 별도의 민원을 넣으려고 하였지만, 사실상 입구컷 당했다.

이게 참.. 말장난 같기도 한데, 반복적으로 행해지지도 않았고, 명시적으로 주52시간을 초과해서 근로하도록 명령을 해야 된다고 한다. 그냥 "언제까지 무조건 끝내놔" 이런식의 명령은 주 52시간 근로를 초과한 부당한 근로 명령이 아니란다. 그리고 또 무슨 예외 조항도 있고.. 뭐 그럼에도 불구하고 접수를 하겠다고 한다면 받아주긴 하겠지만.. 아마 위반 사실 없음이 될거라고 들었다. 참고로 이건 다른 조사관이 담당했다.

 

아무튼 모든 업무에서 배제되고, 무기한 재택근무, 사무실 출입 금지, 폭언 등 내 입장에서는 괴롭힘을 당했다고 생각하고 이것 때문에 정신과 진료까지도 받았지만 조사 담당자는 "진정인은 다소 기분이 상하였을 것으로 짐작되나, 진정인이 감내할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초래하였다거나 인격권을 힘해하는 수단으로 한 경우에까지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판단을 했다. 

아래는 정신과 소견서이고, 이 문서 역시 조사 당시 증거자료로 제출했다.

 

저 일이 있은 뒤로 나는 회사에서 사실상 다크템플러가 되었다. 존재는 하지만 먼저 말을 거는 사람도 웃으면서 인사하는 사람도 없었다. 서운한 마음이 들긴 했지만 그래도 이해는 된다. 처자식이 있는 입장에서 이미 팀장 눈밖에 난 나랑 친하게 지냈다가 괜히 본인도 인사상 불이익을 당할까봐 걱정도 되었겠지. 

사실상 왕따를 주도한 팀장, 그리고 침묵으로 동조한 팀원들..

선택을 할 수 있다면 그냥 침묵으로 동조해라. 불의를 봐도 참아라. 그게 이 나라에서 직장생활 잘 하는 방법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