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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01 폭우 다음 날 라이딩 (잠실철교-잠수교) 본문

탈것들/로드싸이클

2022.07.01 폭우 다음 날 라이딩 (잠실철교-잠수교)

오클라호마호 2022. 9. 7. 01:07

전날은 많은 비가 내렸다. 

생각해보니 이렇게 폭우가 내린 다음 날 한강 라이딩을 해본적은 없었던 것 같다. 한 번이라도 경험을 해봤다면.. 이 날 날씨가 아무리 좋다 하더라도 그냥 하루정도 참고 다음 날 타던가 했겠지..

이게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는 사람도 있을텐데.. 글을 끝까지 보면 왜 이런 생각을 한건지 알게 될꺼다.

아래는 회사에서 본 서울 풍경이다.

요새 코로나 때문인지 중국발 미세먼지가 그렇게 심하지는 않긴 하지만, 이정도로 쾌청한 하늘을 볼 수 있는건 정말 손에 꼽을 정도다.

매일 보는 풍경이지만 이 날은 공기가 너무 깨끗하고 날씨도 좋아서 사진도 찍고, 자전거 탈 생각에 빨리 퇴근시간만 다가오기를 기다렸다.

잠수교가 통행이 가능한지 수위가 걱정이었지만, 잠수교 CCTV를 보니 수위도 내려갔고, 사람들도 지나다니더라. 잠수교 CCTV는 아래 한강홍수통제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http://hrfco.go.kr/popup/cctvRtmpView.do?Obscd=1018680 

 

한강홍수통제소 홈페이지를 방문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Welcom to HRFCO(Han river flood control office)

 

hrfco.go.kr

 

참고로 전날 내린 비의 양이다. 6월 30일. 서울 강수량 176mm. 올 해 가장 많은 비가 내렸던 날이다.

비가 미세먼지를 다 씻어 내린건지 너무 맑고 푸른 하늘에 날씨가 좀 덥긴했지만 처음으로 야간이 아닌 주간 라이딩을 했다.

코스는 한강으로 나가서 잠실철교-잠수교로 한 바퀴 도는 코스. 내가 좋아하는 코스다. 갔던 길 그대로 돌아오는건 싫어서 이렇게 한강 다리를 두 번 건너면서 한 바퀴를 돈다. 또 끌바도 지독하게 싫어서 딱 한 번만 끌바 하면 되는 잠실철교-잠수교 코스가 좋다.

 

내가 늘 사진 찍는 잠실철교 포토 스팟에서 한 컷. 구글 포토에 백업 된 사진이라서 그런가.. 화질이 좀 떨어지네..

이건 실제로 봐야 된다. 이 날은 정말이지.. 진짜 1년에 몇 번 없을 정도로 맑은 날이었다. 사진은 못 찍었지만 잠수교에는 이미 노을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삼각대 셋팅하고 기다리고 있더라. 예전에 양화대교도 그러던데, 이렇게 청명한 날이면 출사 나오는게 사진 좀 찍는다 하는 사람들의 국룰인가 보다.

 

잠실 사우론의 눈 반갑고.

 

집에서 잠실철교까지 거리. 생각보다 거리가 좀 있네.

 

타이밍 좋게 전철 사진도 찍었다.

여기서 참 이상한 사람들을 봤다. 자전거는 로드인데.. MTB로 임도라도 타고 온 것 마냥 온 몸이 진흙 범벅이 되었던데.. 자전거는 뭐 말 할 것도 없고.

'아니 대체 어디를 갔다 왔길래 상태가 저런거지..?'하고 생각을 했는데, 한강 근처는 온통 다 빌딩 숲들 밖에 없던데.. 참 희한했다.

 

뭐..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되었지만, 그 사람들을 봤을 때 왔던 길 그대로 돌아서 집으로 갔어야 됐다..😭

폭우 다음 날 한강 라이딩을 해본 적이 없어서 한강변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몰랐었다..

위 한강 철교 사진을 마지막으로 탄천 합수부까지 찍은 사진이 없다. 사진을 찍을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한강이 범람하면서 자전거도로까지 한강물에 잠기게 되었고, 자전거 도로는 그렇게 뻘밭이 되었다. 

뭐.. 자전거 도로를 청소하긴 하더라. 물탱크 있는 트럭이 와서 물청소를 한다. 근데 뭐 아직 청소되지 않은 구간은 로드로 가기 힘들정도의 뻘이 쌓인 곳도 있었고.. 처음에는 그런곳이 나오면 아주 천천히 흙탕물이 튀지 않게 지나갔는데.. 이런 구간이 계속 되면서 나중에는 그냥 포기하고 밟았다. 

잠실철교에서 만났던 그 사람들은 어디 임도를 타고 온게 아니고.. 그냥 지금 내가 가는 길을 반대 방향으로 탄 것 뿐이었다..-_-;;

 

탄천 합수부 근처 쉼터에서 찍은 사진.

공유 킥보드들이 처참한 모습으로 드르렁을 시전하고 있다. 보통 킥보드들은 생활방수 정도만 지원하는걸로 알고 있는데.. 기업용으로 납품 받는건 그 이상의 방수를 지원하려나? 그런게 아니라면.. 저건 100% 침수라서 회생불가일 것 같은데..

 

탄천쪽 상황..

청소가 안 된 곳은 뭐 상태가 대부분 이렇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사진으로는 그래도 좀 덜 지져분해 보이는데.. 자전거 전체가 진흙 범벅이 되어버렸다.

중간에 진흙 구간 지날 때는 휠이랑 브레이크 패드 사이에 진흙이 꽉 찰 정도.. 기계에 물청소 하는거 되게 싫어하는데 뭐 이건 물청소 아니면 답이 없을 것 같다.

 

딱 하나 있는 신발마저 아주 씹창이 났다.. 

자전거 세차도 빡치지만 신발도 세척해야 되는 상황에 빡침은 두 배..🤬

 

그 와중에 늘 신호대기하는 사거리에서는 아이유가 반겨주네.

 

이 날 라이딩한 거리는 33.7km. 처음에는 맑은 날씨 때문에 정말 기분좋게 시작했지만.. 진흙 범벅으로 마무리한 라이딩.. 

그래도 이제 엉덩이 단련도 어느정도 된 것 같고.. 조금씩이지만 몸이 올라오는 것 같다. 이제 슬슬 장거리 라이딩도 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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