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면 쉬었다 가자.

코로나 PCR 검사를 받았다. 본문

일기장

코로나 PCR 검사를 받았다.

오클라호마호 2021. 7. 21. 08:27

회사에 출근하자마자 같은 층에 근무하던 직원 몇 명이 코로나에 확진되었다면서, 전체 직원들을 대상으로 코로나 검사를 시행하고 검사 결과가 나올 때 까지 재택근무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늘 히키코모리처럼 집에만 있었기 때문에 코로나는 사실상 나랑 관계가 없는 이야기 같았는데, 다시 회사 생활을 하게 되니깐 피해갈 수 없는 문제가 되었다. 뉴스에서 코로나 검사할 때 긴 면봉 같은 막대를 콧속 깊숙히 넣는 장면만 봐도 얼마나 아플까 섬뜩한 기분마저 들었었는데.. 그걸 내가 받아야 된다.

회사에서 제일 가까운 광진구 보건소로 갔다. 처음에는 보건지소로 갔었는데 보건지소에서는 코로나 검사를 안한단다. 날도 더운에 괜한 헛걸음만 했다. 요새 코로나 확진자가 대거 발생해서 그런지 검사 대기줄이 엄청나게 길었다. 안내 해 주시는 분 말로는 1~2 시간 정도는 대기해야 될꺼라고.. 그리고 점심 시간(12시부터 1시까지)에는 검사를 안하고 방역을 하기 때문에 검사가 불가능 하다는 안내를 받았다. 검사 받으러 갈 분들은 점심 시간을 피해서 가는게 좋을 것 같다.

대기 줄은 거의 한 200미터 가까이 되었던 것 같다. 코로나 검사소 근처에 있는 대기공간이 있었는데 그걸로는 턱없이 부족해서 보건소 밖에 있는 도로의 인도까지 대기줄이 엄청 길게 늘어서 있었다. 그래도 안내 받았던 시간보다는 빨리 진행되어서 점심시간 이전에 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

제일 걱정되고 무서웠던 코속을 찌르는 검사는 생각보다 괜찮았다. 다른 분들은 눈물을 찔끔 흘렸다는 분도 있던데 난 그정도는 아니었고, 통증도 없었다. 그냥 약간 찌르르한 느낌? 걱정이 너무 커서 그랬던건지 생각보다 아무렇지 않았다.

 

코로나 검사자들에게 나눠주는 안내문. 검사 결과를 받기 까지 24시간~48시간이 걸린다고 나와있지만 확진자들에 한해서는 검사 익일 유선으로 연락을 줬고, 나머지 음성인 사람들에게는 문자로 통보를 해줬다고 한다. 아마 검사 익일 오전중에 검사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

그런데 나는 오후가 되도록 검사 결과를 받지 못했다. 회사에서 자꾸 검사 결과를 알려달라고 재촉하는 바람에 보건소에 전화해서 결과를 물어봤다. 그랬더니 검사결과 통보 문자가 다 갔을텐데 못 받았냐고 오히려 되묻더라.. 그러면서 검사 결과 문자 재발송 해드리겠다고 10분 정도 후에 확인 해 보라고 했는데, 그래도 또 안왔다. 그래서 다시 전화를 해서 제발 검사 결과 좀 보내달라고 사정사정을 했다.

 

그리고 겨우 받은 문자다. 다른 사람들은 다 오전중에 검사결과 받았다던데 나만 왜 이런건지 모르겠다. 보건소의 업무 실수일까 아니면 통신사의 문제일까? 검사 결과가 음성이라서 다행이긴한데.. 전화 안했으면 검사 결과도 안내받지 못했을거라는 생각에 좀 화가 나더라. 강동구에서 검사 받은 다른 회사 동료는 검사 당일에 결과를 받았다던데.. 광진구 보건소의 문제인건지.. 물론 현장에서 업무하시는 분들 정말 바쁘고 정신없이 일하고 계시는 건 잘 알고 있지만 검사 결과 받기 전까지 자가격리 해야 되는 검사자의 입장도 좀 해아려주었으면 싶다.

백신접종 우선순위에서도 제일 밀리고.. 그 와중에 최근 코로나 유행원인은 2, 30대 때문이야! 라고 주장하는 정부를 보면 어이가 없기도 하다. 보수단체 집회와 최근 민노총 집회에 대한 대응의 상당한 온도차 역시 그렇고. 몇 천만회 분의 백신을 확보했다고 자랑하는 뉴스기사를 본지도 꽤 오래 된 것 같은데 그 백신들은 다 어디로 갔길래 아직까지도 백신 접종을 못 받고 있는걸까.. 정부의 대응이 참 아쉽다.

Comments